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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벌써 마흔네살

오늘 둘째가 세상에 온지 사십삼년이 되는 날이다

추운 날씨에 열악한 산모회복실에서 털 오바까지 둘둘 말며 떨었었던게 엊그젠데

아이를 셋이나 낳은 애 엄마가 되어 그 나이에 나처럼 뒷통수에 흰머리도 났다는 둘째 딸.

 

오전에 전화해서 점심 같이 하기로 약속을 잡고 12시에 맞춰 모녀가 오랜만에 시간을 보냈다.

자기 생일이라고 지가 먹고 싶은거 먹겠다며 간 "라라 브레드"

간단한 메뉴와 커피를 시켜 브런치를 먹으며 긴 얘기를 주고 받고,

오랜만에 시내에 나왔으니 인사동이라도 가보자 해서 인사동 한바퀴 돌고,

시간 보내다 보니 출출한 듯 해서 쌀국수도 먹고,

둘이서만 오붓하게 보낸 하루였다.

 

날씨도 그리 춥지 않아 긴 시간 걸었는데도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

벌써 마흔넷?  나는 벌써 일흔 넷?......하며 많이 웃었다.

일주일 동안 하고 싶은거 다~~ 하라고 사위가 말해줘서

부담없이 먹고 싶은거 먹어야겠다는 각오?

마음대로 다닐수 없어 먹는걸로라도 허전함을 채워야 한다니

내가 보기엔 아직도 철 안든 아이 같지만

매일 세 아이들 건사하느라 스트레스가 이마 꼭대기까지 찼을테니

그렇게라도 하고 살아야 조금 숨통이 트일 수도 있겠다.

 

작년 9월 큰 딸 생일에도 큰애가 월차까지 내서 함께 보냈었는데

이 나이 이만하게 아직 건강해서 딸들과 시간을 가질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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