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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엉킨 실타래

늘 이맘때면 코감기가 찾아오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코감기가 시작됐다
지난 금요일 절임배추 네박스를 시켜 애들과 김장을 마쳤다
작년에 세박스만 했는데 올해 코로나19로 애들이 집에 있는 바람에
김치가 일찌감치 떨어져 계속 사먹었다고~
허리병 나서 나 먹을 김치도 못 담궈 먹은터라
애들까지 챙길수 없었다

김장하고 쉬는일 밖에 할것이 없는 내게
월요일부터 온몸이 아프고 어제부터는
콧물과 재채기가 쉽게 나와 약을 먹는다

게다가 오늘은 인터넷까지 먹통이 되서 심심하다고
바느질감을 찾아 반짇고리를 열었더니
감지 않은 실타래 한꾸러미가 눈에 띄었다
언제적 실타래일까?
아마 시집올때 엄마가 넣어준 것을 별 필요가 없어
그냥 내버려 둔것일게다
하필이면 그게 오늘 내 눈에 띄다니~~~
실감기....
얼마만에 해보는 실감기인지
옛날 바느질 할 것이 많았던 그때
엄마가 실감기 하실때 편하게 감으시라고
엄마 앞에 앉아 내 양 팔에 실을 넣고 이리저리 둥글리며
졸기도 하고 그러다 실이라도 엉키면 혼나기도 했는데~

혼자 양쪽 무릎을 세우고 실감기를 하려니 무릎도 아프고
가다가 엉킨 실 제대로 펴가며 실랑이 하자니
급한 마음에 그냥 버릴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인내에 인내를 더해서 한뭉치 실감기를 다하니
그래도 뿌듯한 마음이다
옛날생각, 엄마생각에 실뭉치가 정겹다
좀 잦아 들긴 했지만 아직 코에서는 찬바람이 분다

사진은 11월 10일 집앞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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