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춥다, 하며 웅크리며 지내지만 벌써 2월이 지나고 있다.
뭐 하며 지냈을까?
정말 시간 죽이기에 열중인 세월들이다.
2월 7일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되어 1월 넷째주부터 예배참석이 허용되고
신년이 되면 해야 하는 교회행사들도 어렵게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
큰놈들 둘이 올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교회에서는 호연이(둘째네 큰놈)의 입교식이 있었다.
큰애네 하형이는 즈네 교회에서 성인식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례, 입교식은 오후 찬양예배 가운데 순서가 들어 있고
올해 첫번 성찬식도 겸해져서 참식인원이 예상보다 많아
본당뿐 아니라 부속건물을 급히 오픈할 정도였다.
오랜만에 맞는 성찬예배인지라 마음가짐이 다르게 다가왔다.
새로 나온 성찬키트
2월 10일
큰애네 둘째 하은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자기 표현이 지나치게 똑똑해서 어른들 말문을 막히게 하는 손녀
돌사진 찍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숙녀티가 난다.
졸업식은 온라인으로 해서 아무도 참석하지 못했다.
2월 12일
명절이다.
작년말에 큰애네가 이사를 했고 1월에 조심스레 한번 다녀오고
명절점심은 큰애네서 저녁은 작은애네서 지내자고 약속을 했었다.
막상 명절이 코 앞에 오니 무엇이든 해야 하긴 할것 같은데
작년말부터 시작된 잇몸염증이 계속 괴롭히고 있어 약에 의존해서 지내는 중
약을 먹으면 좀 나은듯 하다가 약을 안 먹으면 잇몸뿐 아니라 온 몸이 아파서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중간에 치과에 가서 염증치료를 했지만 음식을 먹으면 또 아프고
결국 임플란트 시술 밖에 답이 없는 걸 알지만 선뜻 치료를 시작하기도 겁난다.
몇년전에 한번 시술을 하면서 다시는 임플란트 안할거야...를 수없이 되뇌였기에
치료 하기로 마음 먹는 일도 힘들다.
명절에도 제 컨디션 찾기 힘들어 결국 아무집도 안가고 아무것도 안하고
애들이 따로따로 다녀 가는 걸로 끝냈다.
이젠 내가 무얼 해주는 것보다 딸들이 해주는 반찬에 더 익숙해져 있다.
상반신은 치아때문에, 하반신은 허리, 무릎 때문에 나는 염증과 함께 살고 있는 중이다.
잇몸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부작용으로 턱관절, 머리뼈, 어깨 등이 너무 아프다 보니
덕분에 계속 더 늙어 가는 중이다.
2월 17일
일흔 네번째 생일
낮에는 손주들 전화로 축하를 받고
큰딸 퇴근 시간에 맞춰 홍대앞 일식집에서 모였다.
육류를 좋아하는 딸들이지만 엄마의 부실한 치아 때문에 일식집으로 정해졌고
계속 나오는 음식 요령있게 씹으며 배부르게 맛있게 먹고 왔다.
5인 이상 모임금지가 해제되지 않은 탓에 사위들은 빼고.....
생일상은 미리 언질을 주지 않아 못받았지만 예쁜 회케잌으로 대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