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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작은 친절 큰 보답

이웃분과 오래간만에 목욕탕에 갔다.

뜨거운 물에서 몸좀 풀고 관절 마디마디도 좀 풀어보려고

찬 바람 불어 운동하러 가는 대신에 선택한 오후시간~~

 

비교적 사람들이 없는 편이다

목욕탕에 매일 출근하는 무리들이 많은데 오늘은 좀 한가한 편이다.

한참 안나오는 때를 밀고 있는데 어느 여자가 묻는다.

"저~~등 같이 밀면 안될까요?"

"아~저는 동행이 있어서 밀었는데~ 그래도 밀어 들게요"

"아녜요~괜찮아요~"하고 다른 사람에게 또 묻는데

그사람도 밀었다고 하는지 그냥 자기자리로 간다.

 

난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에게 서로 등 밀자고 하지 않는다.

팔이 길어서 혼자 대충 하면 되니까 굳이 부탁하지 않는데

혹 다른 사람이 부탁해 오면 같이 하든지

내가 먼저 밀었으면 그사람만 밀어 주든지 한다.

 

오늘도 내 친절한? 성품은 그녀를 찾아가서 등을 밀어줬다.

등을 다 밀어 주고난 후 그녀가 나를 자리에 앉힌다.

"난 때 밀었어요~"

"네~~알아요 잠시만요~"

그녀는 퍼퓸으로 내등에 거품을 내더니 익숙한 솜씨로

내등을 마사지 해준다.

 

어깨 팔 손가락 허리까지 뭉친데를 전문가솜씨로

풀어주는데 정말 부드럽게 편안하게 맛사지 해준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 앞동네에서 샵을 운영중이고

며칠동안 요양원 봉사하느라 땀을 많이 흘려서 목욕하러 왔단다.

 

맛사지가 끝난후 뜨거운 타올로 마지막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내 어깨를 풀어 주었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내 아픈 어깨에 날개가 달린듯 시원해졌다.

 

난 그냥 하던대로 작은친절을 보여줬을뿐인데

피곤한 그녀는 피곤을 무릅쓰고 내게 더 큰 친절을 베풀었다

내가 등 미는힘이 좀 허약하게 느껴졌나?

어쨌든 그냥 고맙다~라는 인사로 끝날수 있었는데

성의를 다해 내 어깨를 풀어 준 그녀에게 내가 줄수 있는건

내가 갖고 간 제주 반디농장 유기농 귤 한개^^

 

친절이 보답으로 온 기분 좋은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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