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추위가 위세를 떨치고 있다.
겨울같지 않은 겨울, 따뜻해서 좋~다고 했더니 꿈깨라...하는가 보다.
그래도 난 매일 불광천에 나간다.
벌써 한달째, 하루에 한번씩은 꼭 나가서 걷고 거꾸로 매달리고 운동하고 온다.
어제 낮 최고기운이 영하 8도에 체감온도가 어쩌니....했어도
꽁꽁 싸매고 나갔더니 바람은 사뭇 차가웠지만 햇빛이 있어서 운동할 만 했다.
아우성치는 내 관절속의 통증은 조금씩 잡혀가고 있는 중이다.
다리 통증도 많이 사라졌고 스스로 느끼기에 조금씩 정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아직도 손가락, 어깨, 발 통증은 날 불편하게 하지만 그래도 견딜만 하다.
예전 수첩을 뒤지다 보니 나는 늘 아프다...라는 메모가 가득하다.
눈이 오건 바람이 불건, 날이 춥든, 덥든, 운동을 계속해야겠다.
한달동안 한번도 (방학중이라 주일오전에도) 빠지지 않은 열심을 혼자 칭찬해 준다.
어제
애들 데리고 둘째가 집근처 미장원에 왔다가 점심을 같이 먹고 가면서
쇼핑백을 내민다.
뭔데?
반찬하고 국이야~~ 하면서 하는 뒷말
오래 살고 볼일이야.....라며 내가 할말 대신하고 가는 둘째 딸,
ㅎ~~ 맞아
이제까지 딸네집 가서 반찬 해주고 가져온 적은 많았지만
생각지도 않았는데 반찬과 국을 내게 갖다 준 건 처음이다.
결혼한지 벌써 12년째
얼마전부터는 즈네들 알아서 반찬해 먹고 살림 잘 하니까 애들네 가서
굳이 내가 해 줄 일이 없어 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고
저~~속에서는 쬐끔 서운하기도 한 마음이 있기도 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딸한테서 반찬을 얻어 먹게 되었으니
이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이나 해 봤을까?
요즘 내 몸이 통 말을 안들으면서 반찬 해 먹는 일이 귀찮고 힘든 일이 되어 버려
끼니를 정말 대충 때우는 일이 허다했다.
애들 키우면서 우리집 식탁은 대충이라는 말이 허용되지 않아
늘 반찬이 여러가지 차려져 있는것이 정석이였다.
누구때문이 아니라 친정에서부터 그렇게 살아서 나 또한 그렇게 사는게 당연했기에
식탁은 늘 풍성했었고 잘하지는 못하지만 반찬 만드는데 온 정성을 다 기울였었다.
헌데 어느때부턴가 나 혼자의 식탁이 부실해지고
손마디가 아픈 요즘은 더구나 반찬없이 먹을때가 많다.
사먹으면 된다고?
그건 또 양심이 허락지 않고 맛도 그렇고 해서 못하겠고.
암튼 둘째가 해준 반찬으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내 식탁은 풍성해질 듯....
딸들이 엄마를 생각해 줄 나이가 된거고 내 나이도 그럴 나이가 된거겠지.
그러니 정말 오래살고 볼일이다.
둘째가 올해 교구 4여전도회회장을 맡게 되어 여전도회 헌신예배에 내 한복을 입었다.
결혼할때 했던 예쁜 한복을 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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