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둘째주 주일
1월중엔 저녁예배마다 참석해야 하므로 본예배는 4부를 드린다.
12시까지 교회에 가서 점심부터 먹고 1시 30분에 시작하는 4부예배 드리기전
자모 예배실에서 애들을 기다리는 작은애네를 보러 간다.
가은이, 성연이, 호연이 셋이 예배 드리는 장소가 각각 다르고
끝나는 시간도 다 달라서 예배 끝나고 모이기 좋으라고
딸과 사위는 자모 예배실에서 예배를 드린다.
11일에도 점심 먹고 예배실로 가니 먼저 끝난 가은이가 반긴다.
오빠들을 기다리는 동안에 가은이는 할머니한테 온갖 선심을 다 썼다.
이런건 동영상으로 남겨야지....얼른 인증샷 눌러준다.
가은이가 커서 이럴날까지 살려나?
1월 13일
애들 치과에 갈겸, 성연이가 할머니 점심을 사드리겠다고 한다.
명절에 세배돈이 두둑한 성연이한테
"성연아, 성연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할머니지?"
"네"
"그럼 돈도 생겼으니 할머니한테 점심이라도 사야지~~?"
"네! 할머니, 제가 할머니 맛있는거 사드릴게요"
성연이는 어렸을때도 할머니 택시비에 용돈까지? 주던 놈이다.
그래서 약속된 날이 바로 어제 13일이였다.
성연이는 할머니랑 제밥값만 내겠다고 했다는데
지엄마하고 계산할 돈에서 그냥 점심을 지가 산다고 했단다.
쌀국수집에서 국수에 새우밥에 팟타이에 배부르게 먹고
집으로 가서 화분갈이랑 반찬등 해줄거 해주고나니
가은이가 어린이집에서 올 시간이 됐고
저녁 드시고 가은이랑 놀고 천천히 가시라는 딸의 말....
가은이는 내가 갈때마다
"할머니, 가은이랑 티브이보고 놀고 밥먹고 가요~~"를 되풀이 하고
교회에서도 밥먹으러 같이 안간다고 헤어질때마다 울고 가기에
그래, 오늘은 가은이랑 실컷 놀고 가자....하고 마음 먹었다.
손주덕에 점심 맛있게 먹고 손녀딸 덕에 저녁도 편안히 먹었다.
이제 애들은 씻고 자야할 시간, 나는 가야할 시간이 됐는데
그때부터 가은이가 울면서 떼쓰기 시작했다.
할머니 자고 가야 한다고.....
달래도, 야단쳐도, 뭘해도 가은이는 계속 울고...
그래, 가은이랑 자자....했는데 정작 잘때 가은이는 지엄마랑 잤다.
예전에 성연이 어렸을때는 자주 딸네서 자면서 봐주었고
할머니가 자고 가는 날에 성연이는 꼭 내옆에서 잤었는데
가은이는 좀 커서인지, 계집애라선지, 막내라선지, 그렇지는 않다.
어쨌든 가은이 덕분에 계획에 없던 외박을 하고 혼자 너른 침대에서 잘 잤다.
아침에 집에 가야 한다는 할머니 말에 잠깐 시무룩하긴 했지만
어린이집에 가느라 아쉬운 뽀뽀만 남기고 헤어졌다.
이렇게 할머니를 붙잡는 것도 가은이가 마지막이다.
이제 다섯살이니 앞으로 얼마나 더 할머니를 찾을지 모르겠다.
성연이도 "할머니 자고 가~~"는 잊어 버린지 오래.
다음주부터는 큰애네 출퇴근..
큰애네 하은이도 가끔 할머니한테 자고가면 안되냐...고 하는데
그나마 하은이는 컸다고 울거나 떼부리지는 않으니 다행이다.
나는 행복한 할머니다.
사랑을 주는 것도 행복이고 받는 것도 행복이기에
아무 사심없이 할머니를 따르는 손주들이 있으니 이게 행복이 아니겠는가?
다들 더 커서 ~할머니 냄새나서 싫어!~ 할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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