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파 이야기

절대!...란 절대 없다.

 

"난 절대로 스마트 폰은 안 쓸거야!

 머리 복잡한데 그거 새로 바꾸면 공부해야 하고 신경쓰이니까

 효도폰으로나 바꾸든지 해야지...."

 

지난 주 금요일 예배 끝나고 식사후 커피타임에서 내가 한 큰 소리다.

구입한지 2년 조금 지난 휴대폰이 통화할때마다 지지직 소리가 나는데다

휴대폰에 끼워 달고 다니던 부속품이 겉만 달랑 달려 있고 속이 없어져 버렸다.

 

약정기간이 2년이였으니까 통신사를 옮겨 공짜폰 새것으로 바꿀 생각에

지난 토요일 집 가까운 올레 대리점에 가서 예약을 했다.

공짜폰에 별 기능없는 아주 단순한 휴대폰으로.

 

집에 와서 곰곰 계산해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집에서 쓰는 인터넷, 전화, TV 가 케이티회사꺼라서

올레사 스마트폰을 쓰면 여러 혜택이 따르고 요금도 싸다는데......

에이 모르겠다.

내가 한 말 까맣게 잊어 버리고 스마트폰으로 다시 예약했다.

 

월요일

3개월 전에 예약해 둔 골밀도 검사를 위해 보건소에서 검사를 하고

(결과는 내 나이 평균치보다 좋다는 반가운 소식)

대리점에서 새 스마트폰을 가지고 왔는데 그때부터 헤매기 시작이다.

 

그냥 전화하고 전화 받고 문자 받고 보내고 사진찍고 요정도만 하자...가

내 주장이지만 회사가 달라지고 기계가 달라지는 바람에 문자나열 새로 익혀야 하고

터치하고 밀고 올리고 숨어 있는거 찾아야 하고.....하다 보니 정신이 없다.

 

대리점에 두번 전화하고 한번 더 다녀 오고해서 얼추 감을 잡고

오전 알람 시간을 맞춰 놓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때아닌 옛날버전 벨소리가 나서 놀라 일어나 소리를 정지 시키려니까

화면에 아무 표시도 없고 이것 저것 눌러도 그치지를 않아

5분 동안 허둥대다가 하는수없이 배터리를 빼려고 뒷커버를 열려는데

당황하다보니 뒷커버도 못열어 절절매었다.

 

시커먼 스마트폰이 버겁게 느껴지는 나!

꼼짝없는 아날로그 할머니다.

 

절대로 스마트폰 안쓰겠다고 큰소리쳤던 내가

겨우 하루도 안지나 스마트폰을 사서 고생하고 있으니

항상 느끼는거지만 절대!...란 절대로 없는 법인데...입 찬 소리했다.

 

스마트폰 구입 3일째인 오늘도 나는 이 물건이 버겁게 느껴진다.

차차 알아지고 익숙해지겠지만 아직까지는 알고 싶어지지를 않는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지는 나이이긴 하나

극소심한 A형의 중늙은이에게 새로운 문명은 너무 무거운 짐이다.

유행의 첨단에서 뒤떨어지면 큰일 날 것 같았던 때가 옛날이고

이젠 점점 더 세월의 시계를 느림보로 맞추어가야 할 나이.

 

그래서 조심해야겠다.

언제 또 트위터, 카톡 같은거에 재미 들려서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완전한 스마트족을 흉내낼지 모르니 절대!...라는 말 하지 않고

슬그머니 조용히........... ..........

 

 

 

 

 

 

 

'비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머니 노릇이 갈수록 힘들어~~  (0) 2011.12.06
여섯번째로 이제 정말 끝~~~  (0) 2011.11.26
목요반의 일탈  (0) 2011.11.04
가을의 새아씨?  (0) 2011.11.01
2011년 10월 16일 오후 10:26  (0) 2011.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