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파 이야기

6월을 보내며

 

신록이 눈에 익혀지기 시작했는데 장마가 시작되고 태풍이 오고

어제 오늘 모진 비가 몰아쳐 마음까지 축축하게 만들었다.

 

오리라고 그렇게 쏟아지리라고 생각지 않은 것은 아니였는데도

비가 이리도 세차게 퍼부어 대면 조금씩 불안해서 집 밖에 나가지 않게 된다.

 

비가 좋아서

빗소리가 좋아서

비에 젖는 흙내음이 좋아서

비만 오면 무작정 밖으로 나갔던 옛적이

정말 말 그대로 옛날 옛적 이야기이다.

 

어제도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기만 하고

빼꼼히 현관문 열고 그 비 굵기를 가늠 하다가

하루종일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오려나?

이러면서 며칠후에 다시 내릴 비소식을 기다리는

나의 이면의 사악함을 어쩔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