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9일) 목요 여성 구역지도자반에서 성지순례를 다녀 왔다.
지난번 여수 성지순례에 아홉명 중 두사람이 빠졌었는데
그 두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또 한번쯤 야외로 나가자는 의견을
목사님이 기꺼이 받아 주셔서 하룻길을 나서게 되었다.
목적지는 해미읍성.
9시 30분까지 교회로 모이라는 문자를 보냈는데도
한사람이 10시가 되어서야 도착해 살짝 마음이 급했지만
10시에 출발해서 해미에 도착한 시간이 12시가 조금 안되었으니
운전 잘 하시는 목사님 덕분이랄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점심부터 먹기로.....
간식은 각자 알아서 싸오라고 했고 점심은 미리 예약한 곰탕집
지붕 낮은 옛날집인데 점심시간이 되자 방마다 사람들이 들어 찼다.
깔끔한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마늘장아찌가 반찬의 전부
큼직큼직한 머리고기가 그득하게 나오는 곰탕 맛은
서울에서 보기 드믄 맛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해미읍성 근처의 맛집은 짬뽕을 잘하는 중국집과 이 곰탕집이라고
어느 집을 갈지 미리 정하라고 해서 다수가 곰탕집을 골랐는데
모두들 너무 담백한 곰탕 맛에 약간씩 실망했는지
짬뽕 먹을 걸 그랬다는 후회의 말도 들리지만 뒷맛 개운하고 괜찮은 맛이다.
먹고 나서 조갈도 나지 않고 소화가 잘 되는 걸 보니 곰탕 제대로 끓이는 집이다.
밥 든든히 먹고 차에서 커피도 마셨으니 이제 오늘의 목적지로 가야지.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274-10)
이곳은 천주교 해미순교성지이다.
1790년부터 100년 동안 천주교 신자들을 수천여명 국사범으로 처결한 곳이다
기념관 안에는 두 발이 닿으면 영상이 나오면서 성지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사학죄인들을 묶어 개울다리위에서 밀어 넣어 생매장한 진둠벙
숲정이라 불리던 숲에 산채로 묻혔던 곳
돌다리위에 순교자를 자리개질하여 죽였던 자리개돌
(자리개질=몇명의 병사가 신자의 몸을 들어 올렸다 내려뜨려 죽인 태질)
피의 역사였던 현장에는 하루살이들만 활개를 치고 있었다.
당시 순교자들이 죽어가면서 "예수, 마리아"를 외치며 죽어갔고
구경꾼들이 듣고 전하여 준 말로 "여수머리"라 하여
여우 홀린 머리채로 죽어 갔다고 해서 "여숫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돌좌석에 앉아 각자 느낀바를 한마디씩 기도로 고백하고 자리를 이동했다.
다시 읍성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순교자들을 달아 매어 죽게 했던 300여년 된 호야나무가 있다.
마침 내일(10일)부터 해미읍성 축제가 열린다는데 그래서인지 좀 어수선하다.
그나마 오늘 오기를 잘 한 것 같다.
날씨 걱정 많이 했는데 고속도로에서는 안개비가 조금 내렸을 뿐
안개는 걷히지 않아도 적당히 바람 불어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나무 오른쪽은 괴사되고 있어 시멘트로 채워 지탱하고 있고
왼쪽 가운데 부러진 가지는 천주교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 가지에서 고문 당하고 순교당했다고......
여기는 옥사
목사님을 매우 쳐라!!! 하자고 했다가
내가 모델 되겠다고 누워 엉덩이 한번 맞아 보았다.
허걱!!1
옥졸 아저씨가 있었네? 인형이긴 하지만
저 계단을 오르면 무엇이 있을까요?
요런 뱀딸기들이 좌악~~ 깔려 있어서 마구 따 먹은 우리들
맛은 정말 없었지만 유기농이라서....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뻗어 있네.
더 많았는데 어느해 태풍에 많이 쓰려졌다고 한다.
망초와 잎에 떨어진 송화가루
다리 괜찮은 사람들은 성벽 위를 걸으라고 해서 줄 맞춰 성의 반 정도를 걸었다.
그냥 길이 아니라 성벽 윗길이다
성벽 돌틈에 핀 인동초(금은화)
여기서 이렇게 만날줄이야.....
어떻게 그 자리에만 피었을까나?
요건 동의나물인가 보다
들어갈 땐 아저씨 수문장이셨는데
나올때 보니 아줌마 수문장이시네?
오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하신다.
자! 이제 어디로 가나요?
물이 빠진 간월도...그래서 섬에 걸어 들어갔다.
그 섬 위에 간월사 라는 작은 암자가 있고 그게 끝이다.
물이 차면 뗏목같은 배를 타고 그 작은 섬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마침 물이 빠져서 우리는 섬이면서 작은 암자인 그곳에 걸어 갔다 왔다.
저 앞의 나무 있는 곳이 간월도
물이 찼을때 앞쪽 계단과 섬쪽을 잇는 배가 보인다
배라고 하기에는 어째 좀....
옛날 방식대로 물이 들어올 때 고기가 들어왔다가
물이 빠지면 고기가 못나가게 만든 곳
배도 안 고픈 상태에서 곰탕 한그릇씩을 먹고 나니 도무지 간식생각이 안나지만
준비해 온 과일은 먹어야 되지 않겠나?
수박 한 통을 예쁘게 조각내어 아이스박스에 얌전하게 가져 온 총무 집사님
시원하고 맛있는 수박을 간월도 입구 주차장에서 먹고 다시 출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연신 가져 온 간식들 나눠 먹고 계속 먹고 또 먹고
그리고 목사님이 내려 준 아산만의 조개구이집에서 또 조개 구어 먹고
목사님은 체중조절하시느라 수박 타임 이후부터는 잘 안드시는데
우리는 낙지 주물럭에 밥까지 비벼서 먹고 일어 났다.
(조개 구울때는 굽느라, 먹을때는 먹느라, 사진 찍을 생각이 안났다)
이제는 서울까지 주~~욱 오기만 하면 된다.
차 안에서 또 남은 간식 돌아가며 먹으니 오늘 정말 너무 먹는다.
평소에 간식을 안하신다는 목사님한테
우리는 완전히 속이 넓~~~은 걸로 간증거리를 제공 한 셈이다.
어쨌든 그렇게 달려 7시 조금 넘은 시간 교회에 도착
남은 단호박 쥬스로 마지막을 장식하고 집으로 오니 9시가 다 되었다.
먹기 위해 다녀 온 성지순례
하루 종일 가이드하시고 운전하신 목사님 피곤해 보이는데 어쩌나?
내일 또 금요공부때 만나야 할텐데....
목사님!
폭삭 속았수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제주도 방언)
이 모든 일정을 편하게 배부르게 재미있게 할 수 있던 것이
순교자들과 선조들의 고귀한 순교의 피와 기도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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