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난 동백
4박 5일의 길다면 긴 제주도 여행의 후유증과 함께
촉촉히 내려 주는 봄비(?), 아님 이른 여름 비(?)의 나즈막한 소리가
내 몸과 마음을 더욱 쳐지게 만들고 있다.
많은 분량의 사진과 이야기들을 풀어 내려면 몸이 따라 주어야 하는데
마음까지 쉬자고만 하니 언제쯤이나 사진을 올리게 될지....
반디농장과 왕언니의 글들이 속속 올라 오고 있으니
나는 조금 쉬었다가 올려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기도한 대로 날씨도 좋았고 온 가족 건강하게 잘 다녀 왔고
어린 손주들 모두 탈없이, 그리고 임산부 두 딸 건강하게 돌아 온것 감사할 일이다.
두 사위들이 많이 힘들어 감기와 몸살을 얻었지만 하루 휴일을 갖게 되어
젊은 몸이 금방 회복되리라고 믿으므로 그 또한 감사의 조건이다.
연휴기간의 여행이라 가는 곳마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있었지만
그래도 서울만큼의 인파는 아니라서 자연을 즐기는데 별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져 온 디카가 고장 난 후
그동안 여행도 안 다니고 사진 찍는일도 별로 없이
급하면 휴대폰으로 찍기는 했는데 제주도까지 가면서
그냥 갈 수 없어 아는 분의 디카를 하나 빌렸다.
내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휴대폰보다는 나으니까
풍경이랑 애들 모습이랑 있는대로 찍다 보니
메모리 칩 용량이 적은거라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알림이 뜬다.
필요 없을 것 같은 사진들 지우고 저장 공간을 넓히고
다음 날 송악산 오르며 사진 찍다가 한번 떨어 뜨렸었는데
그 후 별 문제 없길래 안심하고 계속 사진을 찍었다.
컴에 연결하는 USB가 없어서 오늘 작은애네 컴에 직접 연결하려고
메모리 칩만 가지고 가서 파일을 올리려니 맙소사!!!!
사진의 삼분의 이가 안 나타난다. 이 일을 어쩐다?
카메라로 보면 보이는 사진들이 컴퓨터에서는 안 보이니..........
보이는 사진들만 저장해 놓고 왔는데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다.
처음 찍은 사진들만 있고 중간 날에 찍은 건 몽땅 없어졌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큰애네는 열심히 내 앞에서 포즈를 취했는데....
제주도 여행기는 그야말로 記 그대로 글만 남겨야 될 처지에 놓여 있다.
그 記도 언제쯤 올려질지 모르지만
빗소리 탓이 아닌데 빗소리 탓만 하고 싶은 무력감에서 벗어나면
起해서 記라도 차분하게 적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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