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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추석날

 

나이가 들면 옛것이 더 많이 생각난다고 한다.

제사없이 가족끼리 아침을 먹기 위해 연희동으로 가면서

옛날 명절때면 북적거리며 시끌시끌하던 친정생각이 더 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촌에 팔촌까지 집안을 들락거리던 옛날이

꼭 좋았다라고는 할수 없지만 요즘의 이기적인 생활들을 보면

삼대가 어울려 살며 이것저것을 배우는일도 나쁘지는 않은데......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참 이중적인 사람이긴 하다.

결혼후 시동생 둘을 데리고 살았고 일년이면 몇번씩 서울에 오시는

시부모님들 모시면서 우리 식구끼리만 살기를 얼마나 바랬었는지?

 

지나고 나면 모든게 그리웁듯이 그런 갈등마저 그리움 비슷하게 됐다면

나는 정말 늙은이 중에 상 늙은이 생각속에 사는 중이다.

 

친정부모님이 너무 일찍 돌아가신 아쉬움 때문에

명절이면 마음 한켠으로 늘 찬바람이 지나가는 것들이 모여

나이가 들어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는가 보다.

 

이제는 내게도 귀엽고 이쁜 손주들이 넷씩이나 되고

마음 착하고 듬직한 사위들에 언제나 든든한 내편의 두 딸들이 있는데

내가 그들의 큰 버팀목으로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때문에

이런 저런 아쉬움도 있고 미안함도 있고 그런가 보다.

 

오늘을 위해 사준 한복을 입히니 그새 하은이는 키가 커져서 옷태가 제법이다.

휴대폰앞에서 요리조리 사진을 찍어대는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둘째네 애들은 시댁의 제사 지내고 오후에 왔는데 두놈다 감기기가 있어

한복도 안입히고 빌빌해 댄다.

네 녀석들이 모이면 정말 각자 성격대로 노느라 정신이 없다.

 

 하형이

 

 

 

 

 

하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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