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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추석 전날

 

물폭탄이 퍼부어서 서울 도심이 물속에 잠긴 날

 

"비가 너무 오는데 그래도 꼭 가야 되겠니?"

"비 와도 가야할 곳이 있으면 가야지 뭐 갑시다."

 

오후 1시가 되었는데 비는 더욱 거세게 바람을 동반해서 퍼붓고 있었다.

큰애네 식구들과 일단 출발을 하긴 했는데 앞이 안보일 정도에

천둥 번개가 이쪽 저쪽에서 난리도 아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부천 식물원.

실내니까 비 안맞아도 좋고 한가한 날이기도 하니 딱 좋은 곳이라며

인터넷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 낸 큰애가 정한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월드컵을 지나 일단 먼저 들러야 할 행신동으로 가기까지

앞차가 뿌리고 가는 물보라에 앞차창을 미쳐 닦지 못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내리는 폭우를 보며 우리는 거의 식물원행을 포기하게 되었다.

 

행신동에 들어서자 어라?

비가 잠시 멈추고 저쪽 하늘에서는 아주 잠깐 개일듯도 하더니

행신동에서 일을 마치고 다시 출발할때 되니까 또다시 쏟아지는 폭우.

 

집으로 가자...........

 

큰애네로 가서 간단히 잡채나 만들고 쉬기로 했는데

그 거센 빗줄기는 그칠줄 모르고 하루종일 창문을 때려대었다.

 

저녁 일찍 먹고 비가 잠시 주춤할때쯤 집까지 태워다 준 큰사위랑

내집에 들어와 보니 싱크대 옆쪽에서 물이 새어나와 졸지에 수재민이 될뻔했다.

다행히 비도 그치고 어느 정도까지만 물이 새어 나왔기에 다행이지

아니면 추석이고 뭐고 없이 재해걱정에 잠도 못잘뻔 했다.

 

뉴스를 보니 우리가 가려고 했던 방향쪽으로 모두 침수가 되었다는데

식물원 가려다 우리 식구들 모두 길거리에서 잠수했을게다.

 

그렇게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는 내 생전 처음 본 것 같다.

추석명절에 수재민이 된 많은 분들을 뉴스에서 보며 마음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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