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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비파표 송편 만들기

 

한강을 걷고 온후에 올리려 했던 송편 만들기는 피곤해서 미뤄졌다.

어제도 하루 왼종일 교회에 있느라 피곤해서 그냥 자고......

오늘 한가한 주말이니 송편 만든 후기를 차분하게 써 보자.

 

여름을 지낸 쌀이 습기도 많이 먹어서 얼른 없애야 하니 마침 잘됐다.

원래 햅쌀로 송편을 빚는다고 하지만 햅쌀로 송편을 빚으면

송편이 차진맛이 덜하고 송편 빚는데에도 힘이 든다.

 

맵쌀을 충분히 물에 불려두었다.(실은 밤새 물에 담가둔 셈이다.)

오전에 방앗간에 가서 빻아오는데 빻는 값은 쌀양에 따라 다르지만 저렴하다.

 

  

 

 

 

 

오늘 빚을 양만 내어놓고 나머지는 모두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쌀가루는 냉동실에 넣어 두고 필요할때 꺼내 쓰면 된다.

오늘은 흰것과 쑥을 넣어 반죽을 하려고 한다.

봄이 되면 오다가다 깨끗한 쑥이 돋아 나는 걸 보면 뜯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쓰면 되는데 작은언니는 쑥을 소금에 절여 놓고 쓰고는 했다.

 

 

 

 

반죽을 할때는 물을 팔팔 끓여서 넣어가며 익반죽을 해야 한다.

방앗간에서 쌀을 빻을때 물을 내려 빻아 오기 때문에 끓는물이 많이 필요치는 않다.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으면 질어지기 쉬우니까 조금씩 넣어 뭉쳐가면서 반죽을 한다.

 

쑥송편을 할때 보통은 쌀과 쑥을 같이 빻아오고는 한다.

우리집에서는 생쑥을 잘게 썰어 반죽할때 같이 넣어 그냥 반죽을 한다.

그래야 송편을 쪄냈을때 색갈이 더 자연스럽고 향도 좋다.

반죽은 오래 치댈수록 떡맛이 쫄깃하고 부드럽다.

남자들이 해주면 좋은데.....

질지도 되지도 않게 반죽하는 건 오래해 본 경험에서만이 알수 있을것 같다.

약간 질게 된 반죽은 떡으로 쪄냈을때 쫄깃함이 더하지만

만들때의 수고가 더하기 때문에 적당한 반죽을 하는게 좋을것 같다.

위의 쑥은 반죽에 넣고 남은 거.

반죽한 덩어리는 젖은 보자기로 덮어두고...... 

 

 

 

송편속에 넣을 소는 보통 깨소금으로 한다.

깨소금에 설탕, 소금, 꿀, 물약간 넣어 살짝 볶아 뭉칠 정도로 만든다.

요즘은 깨소금 몇컵에, 설탕 몇숟갈, 얼마 얼마.....라고 레시피에 나오기도 하지만

가장 훌륭한 맛은 내 입에 맞는 것이 아닐까?

단 찌고 씻고 하는 과정을 생각해서 맛은 조금 더 달게 하는게 좋다. 

 

 

 

송편 소로 콩, 대추, 등등 무엇이든 넣을수 있지만

집에 있는 재료로만 하자니 녹두가 조금 있길래 녹두소를 준비했다.

녹두를 물에 불려(처음부터 씻으면 안되고 그냥 물에 담가 불려만 둔다)

찜기에 고슬고슬 쪄서 설탕과 소금을 넣고 분쇄기에 휘리릭 한번 돌렸다

당뇨환자를 위해서는 설탕 소금을 안넣고 해도 맛이 고소하다.

 

 

나는 요리블로거는 잘 못하겠다.

요리하랴 사진 찍으랴......귀찮기도 하다.

그래도 한가지 일이 끝날때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어쩐 일인지 계속 저장이 안되고 말썽을 피워서 흰송편과 쑥송편과정은 여기까지밖에 없다.

 

 

 

 

흰송편과 쑥송편을 해놓고 나니 안하던짓 하느라 허리가 많이 아프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 허리는 아프지만 하던 짓 마저 해야 숙제 끝난 기분일것 같아

단호박 쪄서 오늘의 노란 송편을 만들기 시작했다.

역시 반죽하는일이 오래 치대느라 힘이 든다.

 

 

 

 

 

 

찜기에 물이 팔팔 끓으면 떡을 한켜 깔아 준다.

떡끼리 서로 달라 붙지 않도록 하는것에 주의하고.

10분쯤 지나 김이 올라 오면 나머지 떡을 모두 넣고 찐다.

처음부터 떡을 다 넣으면 서로 붙어서 떼기도 힘들고 모양도 흐트러지지만

한켜 깔아 두었던 떡들이 김이 올라 익고 난후에 나머지 떡을 넣으면

서로 붙지도 않고 모양도 그대로이다.

 

나는 보통 20분이상 찐다.

솔잎은 사용하지 않는다.

정 솔향기를 원하다면 찜 베 아래에 깔고 쪄도 되고.

충분히 찌고 나면 찬물을 틀고 뜨거운 떡을 찬물에 얼른 헹궈낸다.

찬물에 씻은 떡들은 식어도 서로 잘 붙지 않으니 소쿠리에 건져 놓고

떡이 식었을때 참기름을 살살 발라 준다.

일회용 장갑을 끼고 부드럽게 떡을 하나씩 기름칠 해주면 된다.

 

중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송편을 만들었었는데

지금 내가 만든 송편은 그 옛날 엄마 언니들 송편보다 크기가 커졌다.

일하기 힘들어 꾀부리는 결과이다.

옛날 친정에서는 하루종일 너댓명이 꼬박 송편만 만들었었건만

나는 겨우 세 덩어리 만들어 놓고 아고고...허리야를 연발한다.

 

어쨌거나 요렇게 만들어 놓은 내 송편 작품을 보면서 혼자 흐뭇하니

허리 아픈게 쬐끔 잊혀지기도 한다.

애들이 먹어봐야 한둘이니 남은 송편 냉동실에 두고 두고 쪄먹어야겠다.

한 입에 쏘옥 들어가니 먹기도 편할테고..... 

와~~~또 살 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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