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은 우연이였어요.
교구 성가대 연습을 끝내고 학원에 몇몇이 모여 있었는데
원장인 승집사님이 갑자기 오카리나를 가져 와서는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를 훌륭하게 불어 주었지요.
와~~~
요 쬐그만 도자기에서 이런 노래를 이렇게 훌륭한 소리로 내다니
모였던 모두 승집사의 연주에 반해서 오카리나를 하나씩 장만했답니다.
그리고 아주 쉽게 잘 가르쳐 주는 승집사님의 지도아래 운지법을 배우고
계명대로 소리를 내면서 아주 즐겁게 시작을 했었어요.
책이랑 오카리나를 가지고 온 나는 그날부터 신나게 연습을 했지요.
소프라노 오카리나라서 소리가 좀 날카롭기는 하지만
악기를 연주한다는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아주 열심히 연습했어요.
토요일마다 성가대 연습이 끝나도 오카리나팀은 따로 남아
승집사의 지도로 모두 짧은 동요들을 합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집사님이 의견을 내었어요.
성탄절 교구 행사때 오카리나 연주를 하자는거예요.
다들 웃음으로 흘렸지만 막상 승집사님은 혼자 고민을 했더군요.
나이가 제일 많은 나, 이지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
토요일의 레슨시간에 내 실력은 아주 훌륭하다는 칭찬을 들었답니다.
그리고 방학을 했고 오카리나반도 쉬었어요.
하지만 공연이야기에 부담을 느낀 승집사는 다른 계획을 세웠어요.
우리가 배우는 요 작은 오카리나보다 조금 더 중후한 알토오카리나를
몇몇 사람에게 배우게해서 합주를 하면 보다 더 근사한 소리가 나리라는.....
그래서 몇명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서 알토 오카리나를
배우겠다는 확답을 듣고 악기주문을 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매미골에 다녀와서 승집사의 학원에서 알토 오카리나를 보았는데
소프라노 오카리나보다 몇배나 무겁고 운지도 어렵고 복잡하지만
소리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부드럽더군요.
승집사의 수제자인 내가 알토오카리나를 붙들고 제대로 운지를 못하는걸 보고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승집사가 포기해야겠다고 하는군요.
그래도 집에 와서 천천히 연습해 보니 할만 했어요.
무거운것 들고 운지하랴 제대로 불어대랴..연습 조금 하고나니
팔이 무척이나 아프던데 앞으로 이걸 잘해낼지 어쩔지........
치매예방에 그렇게 좋다네요?
오카리나 부는게 말예요.
치매예방도 그렇고 애들한테 가르쳐 주면 재미있어 할것 같아요.
호연이 앞에서 한번 시연을 했더니 재미있어 하는군요.
복식호흡을 해야하니 뱃살도 좀 빠지겠죠?
승집사와는 당분간 소프라노 오카리나에 열중하자고 했는데
집에서 방학동안에 알토 오카리나 연습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옆집에서 항의가 들어오지 않아야 할텐데......
(아직까지는 착한 이웃들이라 별 탈 없습니다)
소프라노 오카리나로 복음성가나 동요, 가요 등등
악보만 있으면 제법 연주할수 있게 됐으니
스승인 승집사에게 날마다 감사하고 있답니다.
기타는 어떻게 됐냐구요?
오카리나처럼 멜로디만 딩동댕 하고 있지요.
그것도 아주 가끔씩요.....
마음만 앞서고 능력과 체력이 안따라주는 할머니의 욕심이 참 많죠?
요게 소프라노 오카리나인데 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알토 오카리나입니다. 소리로 치자면 첼로소리라고 할까요? 중후하고 안정된 소리가 나지만 좀 무겁답니다.
악기가 도자기로 구운거라 목에 걸고 해야해서 줄이 있습니다.
이 정도의 연주를 하려면 글쎄요.....
조금 더 연습해야 할거 같네요.
그때까지 인내할수 있을지......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