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파 이야기

명절마다 하는일

제사 지낼일도 없고

애들이 잘 먹지도 않고

보관할 냉동실도 좁은데

굳이 송편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올해부터 음식 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설 명절에도 어쩔수 없이 했고

또 막상 추석이 닥쳐오니 아무것도 안하면 안될것 같은 이 강박감은 어디서 오는걸까?

 

명절때마다 푸짐하게 많은 음식을 차렸던 친정으로부터의 습관?

어쩌면 음식 하면서 엄마나 언니나 그 옛날의 부유함을 추억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40대때는 명절때마다 엄마가 생각나서 혼자 눈물도 흘렸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애들의 이야기지만 어디 그럴수 있겠나

애들이 좋아하는 잡채라도 해서 나눠주고 냉동실에 있는 쌀가루로 송편이나 만들지...

 

그래서 잡채 만들어 나눠주고 송편 만들고,

있는거니까...하면서 도토리묵도 쑤었다.

그리고 허리병에 몸살이 나버렸다.

 

하긴....

나도 이제 육십이 넘은 할머니인데다

하루에 네시간씩 힘들게 일하는 직업가진 여자고

평소에 골골거리는 별로 건강치 못한 약골이니 아플만도 하다.

앞으로는 점점 더 집에서 음식하는 일이 싫어질것 같다.

 

엄마의 음식내림이 그나마 나까지로 끝나게 될까?

내 딸들이 나이가 들면 내가 만들었던 음식들을 만들어 먹을까?

혹 내가 죽고 난 후에라도 기억할수 있게 나도 친절한 레시피를 남겨 놓을까?

 

귀찮아서 녹두빈대떡도 광장시장에서 사왔는데.......

 

지금은 그 후유증으로 가벼운 감기를 앓고 있는 중이고

매일 피곤하다는 핑계때문에 블로그도 내버려 두었고

얼굴은 갈수록 내가 아닌듯 초췌해 가는것 같다.

그러나....

뱃살은 여전하다.

 

 

 

 

 

              흰걸로 조금, 쑥 넣고 조금, 단호박 넣고 조금.

 

 

              도토리가루 한컵 했더니 요만큼이다.

 

 

              고기도 안넣고 버섯과 야채로만.... 당면을 1.5Kg 샀다.

              어린이 집에서는 한번 할때 보통 1Kg 정도 하는데......

 

              룸바 노래 듣고 기분전환이나 해보자

 

'비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늦은 불똥  (0) 2009.12.08
돌 잔치  (0) 2009.10.17
코스모스와 함께....  (0) 2009.10.13
사서 고생.......  (0) 2009.09.25
가을이구나~  (0) 200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