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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사서 고생.......

 

여름전에 샀던 쌀에서 바구미 한마리가 발견되었기에

지난 화요일에 쌀 10 Kg남짓 되는 걸 방앗간에 맡겼다.

 

아직 때가 아니라 떡국떡으로 썰어 주지는 않는다길래

그냥 가래떡으로 뽑아 달래서 수요일에 가져 왔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인다.

 

말랑 말랑한 가래떡으로만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떡을 몽땅 김치 냉장고에 집어 넣고 이틀후인 오늘

떡썰기를 하려고 꺼내 놓았더니 너무 단단해졌나?

 

몇가락씩 비닐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 둔것도 있는데

애들 나눠 주고도 냉동실에 다 넣을수 없을것 같다.

 

일단 썰어보자.

조금 썰다보니 손마디에 물집 잡힐거 같아 밴드 두겹으로 붙이고

면장갑 고무장갑끼고 한석봉 어머니가 되었다.

옛날 친정에서는 설 명절 전에 떡 써는것이 큰 일이였다.

겨우내 먹을 양식이기도 하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간식이여서

가래떡을 몇말씩 뽑아 항아리에 물채워 담궈 놓으셨었다.

그때는 방앗간에서 썰어 주는 기계가 없었던 때라

떡국으로 먹기 위한 떡썰기에 온 식구들이 동원되었다.

 

힘들어서 반은 그냥 냉동실에 넣어 두기로 맘먹고 떡썰기 끝.

 

오늘은 큰애의 생일이다.

37년전 밤새 진통으로 시달리다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어렵게 분만하고

썰렁한 회복실에 혼자 누워 있으면서 첫딸 낳았다고 서운해 할

시부모님 얼굴이 생각나서 눈물 흘렸었던 기억이 새롭다.

 

오늘은 사위들 시간이 맞지 않아 내일 모이기로 했다.

홍대 불고기 브라더스에서 고기나 먹자고.......

 

냉동실을 꽉 메운 떡국떡.

겨우내 먹어도 남을것 같다.

누가 시키기를 했나?

사서 고생했다.

 

 

 

                                  작은 뭉치 정도의 양은 그저께 어린이집이랑 웃집에 나눠 주고

                                  몇 뭉치 냉동실에 넣어 놓고도 이만큼이나 된다.

                                     

                                  손 아파서 더 얇게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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