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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처마끝 하늘풍경" 에서부터

 

 

 

어쩌다 보니,

정말로 어쩌다 보니 작년 가을부터 올케들과 매달 한번씩 만나게 되었다.

 

6개월에 한번씩 만나자 했던 처음의 계획이였는데

매달 모일 기회가 생겼고 그때마다 큰올케가 점심값을 부담했다.

 

모일때마다 전화해서 서로 맞는 시간 알아보고

어디서 무엇을 먹어야 할까 고민하고, 결정해서 예약하고

또 장소 알려줘야 하고...이것이 다 나의 몫이 되었다.

 

지난달엔 큰올케가 안내해서 "긴자"라는 일식집에 갔었고

이번에는(9일) 조금 저렴한 곳으로 결정하려고 인터넷 뒤지다가

인사동에 있는 한정식집으로 결정하였다.

 

인사동 3길 끄트머리 오른쪽에 있는

"처마끝 하늘풍경"

이전에는 "사원" 이라고 했는데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1인당 15,000원의 점심상.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고 정갈했다.

늦은 점심도 아니였는데 다섯여자들이 깨끗하게 그릇을 비웠다.

호박죽, 단호박찜, 샐러드, 잡채, 탕평채, 홍어회무침, 나박김치 

부침개, 버섯구이, 떡갈비, (또 뭐 하나 있었는데..)가 차례로 나오고 

대보름날이라 그랬는지 찰밥에 아홉가지 나물과 조기구이 그리고 된장국이

식사로 나오는데 우리는 떡갈비까지만도 이미 배부르다...하고 있었건만

찰밥 맛있다, 나물 맛있다....하면서 밥까지 몽땅 다 먹고

마지막으로 나온 매실차로 입가심한 후 한시간이 넘도록 수다를 떨었다.

 

점심값은 또 큰올케가 치르고 늘 그랬듯이 먼저 가고

나머지 네여자들은 인사동을 샅샅이 훑으며 걷고 또 걸어서 남대문 시장으로...

거기서 또 퇴계로로 나와 버스 갈아타고 남산에 올랐다.

 

 

 

 

 

 

 

구름이 끼어 있어 보름달을 제대로 보기는 어려운 날씨여도

노을이 지는 모습도 보고 조금 기다렸다 보름달 뜨는 것도 보면 좋은데

마땅히 앉아 이야기 할곳이 없다며 올케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남산타워로 가는 버스는 두종류이다.

02번은 남산타워에서 출발해서 한옥마을-충무로-동대역-국립극장을 거쳐

정상까지 운행하고

03번은 남산도서관-남대문-이태원방향으로 해서 다니게 되어 있다.

 

02번 타고 올라 갔다가 03번 타고 내려오려니 남산구경은

겨우 30분만 했던지 환승이 되어 짧고 굵게 구경한 셈이다.

 

남대문시장앞에서 내려 추어탕집 찾아 부른배에다 또 저녁까지 먹고

옛날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풀어 내느라 한시간이 금방이다.

 

요즘 먹을일이 자주 생겨 시원치 않은 치아가 고생이다.

아직도 신경치료중이라 잘 씹지도 못하건만

지난 토요일은 "불고기 브라더스" 에 가서 애들까지 온식구가 포식을 하고 왔다.

(식구들중 나까지 네명의 생일이 모두 1월이라 한날에 몰아서 먹는다는것이 좀 늦었다) 

그런데 월요일까지 이렇게 먹고 다니니

이는 이대로 고생이고 뱃살은 뱃살대로 늘어나고 위장은 위장대로 부대껴 한다.

 

 

불고기 브라더스의 셋팅(고기 굽기 전)

고기 좋아하는 불고기 씨스터스인 두딸네 식구들이 포식했다

 

 

이제 당분간 식구들 생일도 없고 올케들도 몇달후에나 만날테니

좀 덜 씹고 덜 먹고 덜 배부르게 되어 다행이랄까?

 

처마끝에서 시작한 하루가 시청앞에서 끝나고

대보름달은 구름에 가리운 채 긴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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