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란 한뿌리를 선물로 받은 때가 30년이 가까와 온다
1982년도 대구에서 2년동안 지내고 서울로 다시 올라 왔을때
잠실 살던 친구가 양쪽으로 한잎씩 달린 작은 군자란을 주었었다.
꽃 가꾸는 재주는 없지만 한해 두해 지나면서 꽃도 예쁘게 피고
겨울엔 마루에 두었다가 봄 되면 또 마당에 두니 나름대로 잘 자랐다.
중간 중간 분갈이 하면서 원래의 뿌리만 놔두고 이집 저집 나누어도 주다가
이사 오면서 오래된 식구 같아 가지고 온 뒤로도 계속 새끼를 쳤다.
애들 결혼하고 한집씩 화분에 심어 주었는데
도무지 관심이 없는지 어쩌다 가봐도 내가 가져다 준 그대로이고
다시 가봐도 역시 자라지도 않고 죽지도 않은채로 있길래
작년에 다시 집으로 가져와 거름 좀 해 주고 들여 놓았다.
봄인걸 어찌 그리 아는지...
봄볕이 조금씩 따뜻해지니 꽃대가 비집고 올라 왔다.
작은애네 갔던 화분에서는 작지만 한꺼번에 꽃대가 두 개 올라오고
원래의 꽃대에서는 꽃망울이 스무개나 달렸다.
내게 이 군자란을 주었던 친구네는 이사하면서 군자란을 없앴다고 해서
2년전에 한뿌리를 시집 보내었는데 그 해부터 예쁜 꽃을 피웠다고 한다.
이 꽃들이 언제 만개할른지 모르겠지만 내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천천히 그리고 오래 피어지기를......
큰 언니
둘째 언니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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