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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계속 보수중....

한달이 또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년 반 이라는 시간이 몽땅 도둑 맞은 느낌인채

늘 그렇듯이 하루하루는 지루하고 한달, 일년은 후딱이다.

 

6월 한달, 역시 내 몸은 보수중에 있다.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안아프고 지났던 때가 없는 사람인지라

지나온 일기를 보고, 블로그 글을 봐도 노상 아프다는 얘기 밖에 없다.

 

어려서부터 골골...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하루도 건강했던 날이 없는 사람처럼 매일매일 이래서 아프고, 저래서 아프고.....

6월 한달도 약 없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중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말이다.

 

허리와 무릎통증이 더 심해진 것 같아 정형외과에 가니

3주간 주사를 맞아 보자고 해서 시작한 치료

운동요법도 같이 병행해야 하니 매일 평균 사십분 걷기

걸으면서 거꾸로 매달리기도 하고, 오금펴기 등등 좋다는 건 다 한다

병원 다니며 물리치료도 하고....

 

너무 과했나?

두주째 허리와 꼬리뼈에 주사를 맞고 약 먹고 나서부터

내 몸은 과부하가 걸렸는지 어지럽고 기운없고 무릎은 더 아프고

암튼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한채 매일 매일 드러누워 쉬는 일이 전부다.

결국 세번째 맞는 주사, 약 복용 모두 포기했다.

 

중간중간 소화는 또 왜 안되는지 걸핏하면 화장실 들락거리고,(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그래도 치과에는 다녀와야겠기에 ct 찍으니 상태는 양호,

날짜 정해서 임플란트 기둥 세개를 한꺼번에 시술하기로 약속 해서

몸 상태를 조금 더 올려보려 했지만 오히려 속병이 생겨 이틀동안 죽과 누릉지로 연명?

몸도 문제지만 마음이 더 급하니 일단 정신력으로라도 버티자 했다.

그래서 지난 주 금요일에 기둥 세개를 시술해 넣고 정신력으로 버티는 중이다.

물론 세배의 통증과 붓기로 아직도 약을 먹고 있기는 하지만.....

3개월을 더 기다려야 끝을 보게 되는 임플란트, 그나마 끝이 있으니 다행....

 

덕분에 백신 맞을 영광은 잠시 접어 둬야 한다.

적당한 날짜 찾아 예약을 했다가 정형외과 주사 날짜, 임플란트 시술 날짜 등과

거리두기를 해야할 것 같아 날짜를 변경하려 했던 의도가 그만 취소를 눌러 버리는 바람에

7월 중에 백신을 영접할 기회는 없어져 버렸다.

주위의 많은 지인들이 모두 1차 접종, 2차 접종을 끝냈다고 자랑하고

내 친구들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 화이자로 2차접종까지 끝냈다고 이제는 얼굴도 보자고 하는데~~

 

지난주 부터는 걷기도 잠시 중단, 겁부터 나서 밖에를 못나가고 있다

칠십사년동안 잘도 써먹은 이 몸, 중년부터 계속 보수중에 있지만

원래 부실했기에 보수공사를 해도 별 신통하게 좋아지지도 않고

이대로 언제까지 유지하고 살지.....

갈수록 더 연약해지기 마련인데 보수해 봤자 별 큰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사는날 동안 오늘이 가장 젊고 건강한 날이라는 달콤한 말만 되뇌이고 살아야 할까?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게 건강해 보이니 그나마 위로를 삼을까?

옛날 삼풍백화점이나 지난번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 사건들을 보면

중간에 부실한 조짐들이 분명 보였는데 무시하고 지나 버렸기에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고

비교할 건 아니지만 겉으로 멀쩡해 보인다는 것도 실은 얕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원래 건강한 체질로 태어나야 보수공사를 줄일수 있는건데.....

 

문자나 대화나 헤어질때 인사는 "건강합시다" 지만..

 

이 부실한 몸으로 칠십사년 살아온 일도 대단한 일이니 그걸로도 감사하며 살자.

부실해도 딸 둘 낳고 여섯손주들 다 키워주고 혼자 밥 잘 먹고 교회 잘 다니니

조금 덜 건강해도 감사하고 더 건강해도 감사하고

감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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