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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또 이별

 

작년 5월부터 요양병원에 계셨던 둘째오빠가 지난주 금요일(7일)에 소천하셨다.

 

2년전쯤부터 약간의 치매소견이 있어 약 드시고 케어센터도 다니셨는데

작년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 응급상태로 병원에 가셔서 회복과정중에

더이상 보행도 어렵고 치매도 많이 진행되어 요양병원으로 들어 가셨었다.

 

입원소식을 듣고 요양병원 갔을때 치매가 조금 더 진행되었고

걷는것도 불편해 하셨던 터라 그리 오래 사실수 없겠다는 생각에

기도할때마다 하나님께 부탁을 드렸다

너무 오래 사시지 않기를~~

 

한달에 한번 얼굴만 보러 갔었고

작년 10월달에 갔을때는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반기는 모습을 보고 돌아오며

이제 더이상 오빠를 보러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의 결정을 했었다.

 

11월부터 이일 저일에 감기까지 심했고 명절끝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겹쳐

결국 다시 가뵙지 못하고 금요일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식을 듣고 먼저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렸다.

마지막에 갔었을때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멀리까지 온 내게 미안해 했던

오빠의 순박한 얼굴을 마지막 얼굴로 기억할수 있어서 감사하다.

 

올해 84세, 치매도 갈수록 심해질테고 침대에 누워

식사도 코에 연결된 호스로 간신히 하고 계셨고

간병인의 도움이 아니면 한시도 있을수 없는 상태에서

오래 사실수록 가족들의 부담만 늘어 날테니

더이상 천덕꾸러기 신세 안되게 이만큼에서 돌아 가셔서 감사하다.

 

오빠가 사랑해 주셨던 막내를 기억하고 웃으면서 반겨 주셨던

그 마지막 모습이 내게 위로로 남는다.

오빠와의 좋은 추억, 괴로운 추억들 이제는 고스란히 내 몫이다.

막내인 나 때문에 마음 고생도 많이 하셨지만 

워낙 우직한 성격으로 별로 내색하지 않았던 고마운 오빠.....

 

50대때 직장에서의 사고로 며칠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시고

뇌수종으로 회복이 어렵다고 했지만 워낙 건강한 체질인지 잘 극복하시고

그 와중에 예수님 영접해서 신앙생활 잘 하시다 주님 품에 안기셨으니

슬픔보다는 오히려 감사가 먼저였다.

 

작년엔 큰언니가 소천하셨고 올해는 둘째오빠가 뒤를 이으셨다.

내게 남은 형제는 87세되신 큰 오빠 한분만 남았다.

큰오빠는 워낙 관리를 잘 하셔서 나보다 더 건강하신듯~~

그래서 어쩌면 나보다 더 오래 사시려나?

막내로 태어나서 부모님과 형제들을 일찍 보낼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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