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6월 4일)
오랜만에 상록수에 사는 친구 의전이한테 다녀 왔다.
강남 여자 숙희랑 사당에서 만나 상록수에 도착해서
픽엎 나온 의전이 차로 우선 점심부터 먹었다.
생전 처음 먹는다는 숙희도 맛있게 먹은 오리 숯불구이.
오리 한마리 소금 뿌려서 구어 먹고 녹두죽에 탕까지...
야채는 마음대로 무한 리필 셀프.
커피로 입가심하고 또 오랜만에 바다를 보러 갔다.
시화호 방조제 가운데 있는 조력발전소
건너편 가까이 송도 신도시가 스카이라인을 자랑하고 있다.
제법 비릿한 바다냄새를 맡으며 넓직한 휴게소에서 오후를 보내고
대부도를 지나 화성을 한바퀴 돌아 의전이네 와서 잠시 휴식.
오는길, 친정 언니처럼 이것 저것 챙겨주는 의전이
오십년지기 친구들,
우리 곱게 늙어 가자.
오늘은 현충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동두천에 가기 위해서다.
소요산에 가는 노인네들로 전철이 복잡하다.
90년도부터이니 22년이 흘렀다.
화곡동에서부터 미장원 언니랑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인데
동두천으로 이사온지도 10년이 넘은 세월.
이제 미장원 언니가 은퇴를 하고 미장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나이도 있고(70이 넘었으니....)
몸도 예전같지 않고 딸의 성화도 있고 등등의 이유로
미장원을 그만 둔다고 해서 마지막으로 컷트하러 갔었다.
미장원 언니의 컷트솜씨는 남다르다.
파마를 하든지 컷트를 하든지 한번도 실망해 본적이 없고
머리때문에 고민해 본적이 없는데 앞으로가 심난하다.
이제는 그 먼~ 동두천까지 갈 일은 없어졌지만
근처 맘에 드는 미장원을 찾기까지가 쉽지 않을것 같아서다.
소요산까지 전철이 생겨서 조금 편하게 다녔어도 가는데만 2시간이다.
전철 생기기 전에는 의정부까지 전철 타고 가서 의정부에서 동두천까지
한시간에 한 번 있는 기차를 이용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참, 지성으로 다녔다.
그렇다고 내가 뭐 그렇게 미적인걸 내세우는 사람은 아니다.
그동안 미장원 언니가 알아서 내 머리를 만져 주었고
다행히 내 마음에도 만족했고 보는 사람들도 괜찮아했는데
새로운데를 찾아서 적응하는 것이 걱정스러우니 소심한 성격 탓이다.
미장원에 다녀 올때마다 무엇이든 내 가방을 묵직하게 해 준
정 많고 마음 넉넉한 언니, 오늘도 미리 씻어둔 장아찌를 넣어 준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 만날수나 있을까?
늘 그 자리에 있어서 가기만 하면 반겨 주던 사람을
이제는 다시 못본다고 생각하니 눈물도 났다.
헤어짐에 익숙해져야 할 나이인데.......
헤어짐은 여전히 아픔을 동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