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5월의 마지막 날이다.
하루 하루는 지루한 듯 천천히 가는것 같았는데
한달이 순식간에 가 버린 느낌이다.
바쁘지도 않았고 많이 아프지도 않았고 별일도 없었는데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이 자꾸 게을러지고 생소하기까지 하다.
눈이 침침해지고 혈압이 가끔 오르락거리기도 하고
소화가 잘 안되기도 하고 무릎도 조금 더 약해지기도 하고
이렇게 나이가 든 티를 내며 늙어가고 있다.
가은이는 벌써 8개월이 지나면서 갈수록 살인미소를 날리고
하율이는 7개월로 접어 들며 새삼 낯을 가려 엄마만 찾고 있다.
내년 이맘때쯤엔 지금보다 훨씬 더 편하게 애들을 바라볼 수 있으리라.
지난주엔 구역의 은퇴집사님, 은퇴권사님(팔십이 훨씬 넘으신) 내외분께서
직접 손질해서 한 상 가득 초밥을 차려주셔 황송한 대접을 받았고
오늘 점심엔 클래식기타반에서 야채비빔밥으로 잔치를 했다.
이젠 말랐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밥을 열심히 먹으려 한다.
사진에는 없지만 맵지 않게 끓여 주신 탕도 정말 맛있었다.
연어, 광어, 보리숭어 세 종류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사서 직접 회를 뜨셨다고 한다.
맛도 있었지만 두분의 따뜻한 마음이 더 감사했던 저녁이였다.
목요일마다 연습이 끝나면 각자 싸온 점심을 먹는데
오늘은 각자 밥과 계란후라이만 가져오고 한 분은 야채, 한 분은 참기름,
한 분은 고추장, 한 분은 양푼 등을 갖고 와서 비빔밥을 먹었다.
야채는 집에서 기른 상추, 깻잎, 쑥갓, 기타 청경채에다 오이와 열무김치까지
아주 환상적인 비빔밥이였다. 다음주에도 이 메뉴를 즐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