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후 4:16)
낡아지고 있는 겉사람에 대한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
지난 주일 저녁 집에 와서부터 눈에서 이상한 스크린이 나타났다.
수묵화의 그림자 같기도 하고 구름이 흩어지는 것도 같고.....
언뜻 흘깃 옆을 보면 불빛이 번쩍거리기도 하는 것이
지금까지 이런 증상이 없던 걸 보면 이건 분명 큰 병이 아닐까?
인공눈물약을 넣어보고 피곤해서 그런가 싶어 눈주위를 맛사지 해보고
TV를 켰지만 귀로만 듣고 눈은 감은채로 쉬기도 해보고....
잠들기 전엔 아침에 일어나면 이런 증상이 없어지리라는 소망기도도 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제보다는 증상이 덜 한것 같았다.
치과 마지막 과정을 끝내고 큰애네 가서 놀다가 오후쯤 안과에 들렀다.
치과과정이 끝나서 이제는 병원 다닐일 없을거라 혼자 좋아했더니
안과에 가게 될 줄이야......
하긴 치과병원에 있을때 김정일 사망소식을 들었는데 그가 토요일에 죽을줄
어느 누가 알았겠는가?.
암튼 안과에서의 이야기는 간단했다.
늙어서란다......늙어서......
노화된 시신경이 떨어져 나와서 그런것이니 별 도리없이 다니라는거다.
살다 보면 그러려니~~해져서 괜찮다고 안약 처방 해주고 일주일후에 오라고 한다.
오른쪽 눈의 시력이 너무너무 나쁜거 빼고는 안경없이도 성경책 잘 보이고
안구건조증때문에 울고 싶어도 눈만 빨개지고 눈물도 흘릴줄 모르는 냉혈한?처럼
보이는 것 말고는 그나마 별 흠이 없고 오히려 큰 눈 덕에 애들의 부러움을 받았건만
이제 이 눈도 늙어서 늙은이로 살아야 한단다.
부실한 치아때문에 먹는것 부실해지고
날파리현상의 눈 때문에 보이는 것도 부실해지고(시력 좋은 왼쪽눈이라)
조금만 무리하면 허리아파, 무릎아파, 어깨아파.....등등
내 겉사람은 점점 더 낡아진다.
*두번째 이야기*
성탄절이 코앞에 다가왔다.
늘 12월이 되면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카드 사서 미국의 언니에게 보내는것이
12월 첫주에 내가 하는 일인데 올해는 12월 첫주가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보냈다.
언니에게 정신없어 올해는 카드 안보내겠다고 전화로 때우고
그래도 손주들에게는 조그만 선물이라도 해야겠기에 모처럼 한가한 오늘 오후
산책 겸 월드컵공원 홈플러스로 걸어 갔다.
경제사정이 넉넉치 않으니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 선물을 해야 하는데
보는대로 다 사주고 싶은 마음.....모든 할머니들의 마음일게다.
포장지 먼저 사고, 고르고 골라 네명의 선물을 사고 필요한 물건도 사고
계산대에 와서 하나씩 계산을 하고 있는 중 카드집을 열어 보고 계산원에게 말했다.
"잠깐만요, 카드를 안갖고 왔네요"
분명히 교통카드하고 같이 체크카드를 넣고 다녔는데
교통카드만 있고 체크카드가 없는거다.
현금도 안갖고 오고 다른 카드도 안갖고 왔으니 참~~~
지난주에는 핫초코 먹자고 승집사를 데리고 카페에 가서 지갑을 여니
이놈의 카드가 없어져서 결국 승집사가 계산했고
나중에 보니 교통카드집 속에 카드가 있었던 걸 깜빡했는데
오늘은 교통카드집 속에 카드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냥 나왔던거다.
물건들 바구니에 도로 넣고 그냥 터덜터덜 걸어 집으로 오면서
나는 이 말씀만 외우고 왔다.
"겉사람은 낡아지나......."
며칠후면 육십오세가 되는 중늙은이.
이렇게 점점 더 겉사람이 낡아지고 연약해지고 보기 흉해지는데
말씀대로 속사람이라도 새로워져야 하건만 오늘 기분대로라면
말씀이 참 멀게 느껴진다.
5월달에 제주도 갔을때.....지금은 저때보다 6Kg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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