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음악회에 다녀 왔다.
큰애가 지휘공부를 하고 있는데 담당 교수님이 지휘하는 공연이다.
서울 세종 필 하모닉 2011 정기 연주회
처음 가는 길이라 넉넉히 시간을 잡자 하고 큰애를 합정역에서 5시 30분에 만났다.
2호선 전철은 앞차와의 간격을 넓히느라 기어 가고 덕분에 선릉까지 거반 한시간이 걸렸다.
선릉에서 분당선으로 환승
환승 도중 큰애가 저녁을 안먹어 멀미가 난다고 해서 빵과 음료수를 사서
분당선 전철안에서 먹으며 갔다. 자리가 없어 큰애를 경노석에 앉히고 나는 서고....
그렇게 30분여를 흔들리며 이매역에 도착
이매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니 저~만큼 아트센터가 보이긴 한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하고 컨서트 홀은 아트센터 뒷쪽에 있어서 한참을 걸었다.
공연 시간전 넉넉히 올 줄 알았는데 공연 시간 십분도 채 안남고
화장실 얼른 다녀오고 교환권 바꾸어 입장하고 앉으니 벌써 지휘자가 들어 온다.
Program
교향시 아리랑 환상곡 / 창작 초연곡 이동훈
작곡가 이동훈은 미 Temple University 에서 작곡 전공으로 음악박사
학위를 받은 후 귀국 단국대 작곡과 교수를 지냄.
베스트 셀러인 <합창지도법> <합창편곡법>저술 및 <지휘테크닉>번역 출판 등 이 있음.
대표적 작품은 <한국 상투스>, <이사야 53장>, <어부사시사>,
교향시 <한산도>, <한라산>, <거북선>, 오페라<백범 김구와 상해 임시 정부>등이 있음.
그의 작품을 KBS 교향악단, 부산시향 대전시향 외 국내의 유명 오케스트라 뿐 만
아니라 미국, 중국, 폴란드 등 외국의 저명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고 있음.
현 단국대 명예교수, 창악회 회원, 한국작곡가협회 이사, 아세아 작곡가연맹 이사,
서울세종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고문.
한국 초연 연주라니 흥미롭기도 하고 해서 열심히 들었다.
처음 도입부의 어둡고 거친 연주들은 우리나라의 암울했던 역사를 표현하고
중간부터 악기별로 작은 연주를 할때는 홑겹의 야생화를 피우는 듯 아름답다.
그리고 드디어 아리랑의 선율로 클라이막스를 이루면서 많은 박수를 받은 곡이다.
그렇게 느껴서 그런지 지휘자도 긴장하며 꼼꼼하게 곡을 풀어 나갔다.
클라리넷 협주곡에 이어 소프라노의 독창이 휴식시간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고
테너 독창이 있고 마지막 오케스트라의 연주 "신세계 교향곡(드볼작)"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세종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정영묵씨.
화려하지 않게 간결하고, 어둡지 않게 강인하고 가볍지 않게 우아한 지휘로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휘자에 따라 곡 해석이 틀려지고 소리가 틀려지는데
이 분은 작곡가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애쓰는 지휘자인 듯 하다.
[내가 뭐 그리 많이 아는 것도 아닌데]........(혼자 잘난 척 하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서둘러 지하철을 타러 오면서
저녁을 못 먹은 큰애랑 편의점에 들어가 또띠야 하나에 쥬스 사서 들고
분당선을 탔는데 그 밤중에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선릉에서 2호선을 탈것인가,
수서에서 3호선을 탈것인가,
2호선을 타야 큰애가 빨리 갈수 있지만 혹여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으면
40분 서서 가야 하는 고통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수서에서 3호선을 타고
경노석에 앉아 또띠야랑 쥬스를 먹는 임산부와 할머니.
안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 타고 가겠다고 큰애가 내렸는데
버스는 이미 끊겼고 택시는 잡히지도 않고 할수 없이
빙 돌아가는 버스 한대가 와서 탔다고 한다.
나는 연신내로 와서 환승해서 증산으로 오니까 쉬운데.....
암튼 집에 도착하니 10분전 12시
큰애는 나보다 조금 늦게 집에 도착했다고 한다.
음악회 구경 한번 하기 힘들다.
성남아트센터 콘서트 홀은 우리 교회 "베다니 홀"보다 작은 규모 같다.
음향시설은 좀 나을라나?
우리 교회 베다니 홀에서도 늘 음악회가 열리는데.......
손주들 태어나면 이런 문화생활 하기도 힘들테니 기회 되는대로 부지런히 다녀야지.
남매가 있는 큰애 뱃속엔 아들이
아들만 둘 있는 작은애 뱃속엔 딸이......있다고 하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음악이 있는 쉼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친김에 또 한 곡 (0) | 2011.07.09 |
---|---|
장마에 어울리려나? (Da troppo tempo) (0) | 2011.07.08 |
아름다운 목요일의 실내악 공연 (0) | 2011.05.30 |
웅장한 바이올린 (0) | 2011.04.30 |
50년만의 감동 (0) | 2011.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