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마다 광화문 금호 아트홀에서 공연이 열린다.
전도 유망한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공연과 미래의 이 나라의 음악을 발전시킬
영재들을 발굴하여 그들이 마음놓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금호 아트홀.
목요일마다 그들을 위한 공연이 열리는 그리 크지 않은 무대에서
대 공연이 아닌 작은 공연으로 클래식 팬들에게 음악을 듣게 해 주고 있다.
이번 5월 매 목요일에 열리는 공연의 주제는 "말러의 부활" 이다.
구스타프 말러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들을 선정해서
젊은 연주가들로 하여금 그의 음악을 재조명 하는 기획으로
5월 26일의 공연을 보고 올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전 교회에서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권권사가 나를 초대해 준 것이다.
"구스타프 말러" 의 곡들은 그리 쉽게 들을 수 있는 곳은 아닌듯 해서
클래식을 좋아하는 나도 그의 곡들을 가까이 하지는 않았었다.
그의 곡들이 대체로 어둡게 느껴진 것은 그의 어두운 생애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유대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반유대주의의 정치적 상황에서 고통스러워 했고
작곡가로서 인정 받지 못하고 오히려 지휘자로서의 명성이 더 했었고
병으로 일찍 죽은 동생들과 자신의 딸을 생각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늘 강박관념에 휩싸여 살았으며 결국 51세의 나이에 심장질환으로 생을 마감했다.
오늘의 연주곡은
1. 말러의 교향곡 제 5번 중 4악장 "아다지에토"
(연주: 피아노-김다솔, 바이올린-장유진)
젊다기 보다는 아직 어려 보이는 두 연주자들의 연주.
곡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앞사람의 큰머리에 가려 연주자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없어서
곡의 흐름을 따라 잡기가 힘들었다.
연주회의 연주는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2. 알마 말러의 가곡(세 곡)
(피아노-김다솔, 소프라노-이혜정)
말러는 몇편의 가곡집을 작곡하여 발표 했었다.
어린 알마를 보고 연모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작곡했고 그 곡을 듣고
알마는 말러의 마음을 받아 들여 결혼하여 행복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는데
이 곡들은 말러의 아내 알마가 쓴 곡인지 알마를 위한 곡인지 설명이 없다.
기존의 가곡들보다 감정의 폭이 심해서 소프라노들에게도 힘들어 보이는데
신예 이혜정 소프라노는 무난하게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기존의 성악가들이 이 곡들을 부른 걸 들어보지 못해 아쉬웠다.
3. 말러의 교향곡 제 1번 중 4악장
(피아노-김다솔)
연주 중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곡이고 연주이다.
김다솔의 혼신을 다 한 연주도 빛났지만 곡이 가지고 있는 깊이가 마음을 흔들었다.
이제까지 어렵다고 듣지 않았던 말러의 곡들을 차례차례 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연주자 김다솔은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았지만 연주하는 동안은
청중들이 150년 전의 유럽으로 여행하는데 아무 부족함이 없었다.
앵콜의 박수가 계속 되어졌던 연주.
15분의 인터미션 후
아무래도 앞사람 때문에 방해가 되어 비어 있던 앞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2부에서는
모짜르트와 말러의 곡이 연주 되었다.
두번째로 연주한 말러의 피아노 4중주 가단조가 그 중 인상 깊었는데
네명의 연주자들의 연주가 무겁지만 어둡지 않게 연주되었다.
이 곡을 작곡할 때 말러의 나이가 열여섯이였다고 하니
연주자들도 비슷한 감성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곡이 아닌가 싶다.
1875년 부터 1883년 사이 많은 실내악 작품을 작곡했지만
이 4중주 악보만이 유일하게 전해지고 있다니 더 소중한 곡으로 들려진다.
이 곡은 대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곡이라 편안하게 들렸다.
두 시간의 공연 시간 속에서 중세 유럽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고
그동안 어둡다는 편견으로 잘 듣지 않았던 말러의 음악이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다.
혹시 피아노 4중주가 듣고 싶다면 아래에서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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