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누구나 한번쯤 가 보고 싶은 곳이고
누구나 한번 이상은 가 보았던 우리나라 최대의 관광지이다.
나는 20년전 1990년에 미국에서 오신 큰언니와 조카랑 다녀 왔었다.
그때만 해도 여행객이 별로 없고
볼거리도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을 말 그대로 보고 다니는 때여서
깨끗하고 한산하고 조용하고 그랬었기 때문에
제주도에 일년만 살아 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0년만에 다시 온 감회도 크지만 이번 제주도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세자매네 반디농장"<http://blog.daum.net/yeainmam/13727127>이였다.
블로그 친구들이 제주도에 가면 한번씩 꼭 들러 후기를 올릴때마다
나도 농장에 들러 후기를 올릴 기회가 있으려나 했었는데
드디어 20년만에 제주도에 오게 되었고 반디농장을 방문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마침 반디농장도 5월 5일이 회원의 날로 많은 회원들이 모인다지 않는가.
회원의 날이 아니여도 애들이 찜해 놓은 귤나무를 애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열심히 농부의 길을 가고 있는 영란씨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아무리 회원의 날이라 하지만
우리 식구들 열명이 가서 복작대면 실례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다른날 방문하겠노라는 글을 남겼는데
친절하게도 영란씨가 직접 전화를 주어 간곡하게
5일 점심에 꼭 참석해 달라는 말을 전할때 달리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룡랜드를 출발하면서 영란씨네 게스트 하우스로 향하게 되었다.
현지 기사님의 안내로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해
영란씨와 회원님들의 바쁜 모습을 보았을때
열명의 식구들을 끌고 온 내가 정말 생각이 짧았다는걸 깨달았다.
영란씨가 뭐라 해도 나중에 조용할 때 귤밭에만 왔어야 하는건데......
영란씨한테도 미안하고 뻘쭘하게 있는 우리 식구들한테도 미안하고....
그러나 어쩌랴
이왕 온거니까 우리 식구들 알아서 놀으라고 하고 일이라도 거들어야지.
조금후 왕언니가 도착하여 회장님답게 앞치마 먼저 입고
진두지휘 하시며 쑥오징어 튀김을 하느라 땀을 흘리시니
이미 전에 김치를 해서 내려 보내신데다 아침에 화전까지 만들어 오신
부지런하고 솜씨좋고 인심좋은 회장님이다.
한쪽에서는 흑돼지 바베큐의 향이 코를 자극하고
가운데 진열해 놓은 여러 음식들로 눈과 코가 먼저 호강한다.
튀김을 돕다보니 내 식구들이 어쩌는가 궁금한데
사위들이 번갈아 가며 와서 내 식사를 걱정하길래
나 없이도 어쨌든 식사가 진행되는것 같아 안심이 된다.
얼추 튀김이 골고루 분배된 것 같아 나도 슬그머니 빠져 나와서
식구들 자리로 와 보니 바베큐 흑돼지와 야채, 화전, 샐러드, 도토리묵
단호박과 감자구이, 떡 등등으로 배불리 먹고 있는 중이였다.
음식 만드느라 고생한 영란씨와 왕언니 그 외 회원님들의 수고로
우리 식구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맛있게 포식하게 되었다.
이때 먹은 돼지고기 바베큐의 맛은 아직도 코끝에 그 향이 남아 있고
항아리 뚜껑에 소담스럽게 담겨져 있던 맛있는 그 많은 음식들은
다 먹을 수 없어 두고 온 서운함으로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첫만남의 영란씨는 귤나무같은 강인한 품성과
귤향기같은 부드러운 음성, 그리고 선한 눈매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말에는 담백한 정직함이 베어 있어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로만 알던 영란씨도 좋았지만
직접 만나 본 영란씨를 나는 더 좋아하게 되었다.
(이 글을 바쁜 영란씨가 안볼거니까 마음놓고 쓰고 있다)
다음에 혹여 혼자 제주도에 갈 기회가 생기면
영란씨네 귤밭에서 일도 도와 주고 이야기도 나누었으면 좋겠다.
이 날 참석한 회원이 50여명이라고 하는데
그중의 열명이 내가 끌고 가서 음식 축내고 온 인원이니
나도 참 염치없는 짓을 했지만 음식 맛있다고 배터지게 먹은 우리 식구들
정말 염치없는 가족이 되었다.
*우왕 좌왕 하다보니 음식 사진을 못 찍었다*
아이구 바빠라....영란씨 뒷모습
왕언니의 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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