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에 동두천에 다녀왔다.
머리 파마한지 한달이 넘으니 머리가 너울너울거려 무거워서
그만큼 머리를 기른것도 기적이지만 조금 자르려고 미장원에 간거였다.
봄날씨가 요즘 세태처럼 흉흉해 반짝 해가 나도 바람이 불어 추운 날씬데
시원하게 머리를 자르고 집에 오려니 비까지 또 내린다.
소요산에 놀러 갔다 오는 아저씨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할아버지들
그리고 많은 할머니들이 전철에 가득한데 저마다 떠들어서 시끄럽다.
내 옆자리에 할아버지 두분이 큰소리로 계속 이야기하고 있고
그 건너편에는 같은 일행의 네 할아버지들이 낄낄거리며 수다를 풀고 있다.
아침 일찍 움직여서 부족한 잠이나 잘까 하고 눈을 감았지만
옆의 할아버지들의 소리때문에 잠도 못자고 눈 감은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의정부쯤에서 앞쪽에 있던 할아버지 한분이 내 옆자리 일행한테 오며 묻는다.
"야~ 남자가 먼저 났냐~~~여자가 먼저 났냐?"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
옆의 할아버지 왈
"남자가 먼저 있고 여자가 있어야 애를 낳을거 아냐?"
나는 눈 번쩍 뜨고 외치고 싶었다.
"아니 교회에도 나간다면서 그것도 몰라요?
"하나님이 남자를 먼저 만드셨고 다음에 여자를 만드셨어요.
"하나님은 알을 먼저 만드시지 않고 닭을 먼저 만드셨어요!" 라고.
그렇게 외칠만큼 호탕한 심성이 못돼서 못했지만....
옆의 할아버지 한분은 이야기 하는중 자기 형수를 먼저 교회로 인도하고
그로 인해 온 식구가 교회에 나간다고 이야기 했었기 때문에 하는말이다.
쯧쯧쯧.....
전철은 그중에도 계속 달려 성북 가까이 왔는데
내 옆의 할아버지 한분이 "이제 양주 지났잖아?" 라고 하는데
정말 돌아버릴것 같았다.
양주 지난지가 한시간이 되가는데 술에 취해 이야기 하느라
여기가 어딘지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헛소리들만 하고 있었다.
그러니 별 우스개 소리가 다 나오겠지.
어느 병원 입원실에 아저씨들 세사람이 입원해 있더란다.
50대 아저씨, 60대 아저씨, 70대 아저씨.
세 아저씨들은 각자 마누라한테 맞아서 입원중.
왜 맞았을까?
50대 아저씨는 반찬 투정을 했다던가?
60대 아저씨는 마누라한테 어디 갔다 왔느냐? 고 물어서 맞았고
70대 아저씨는 아침에 눈 떴다고 맞았단다.
전철안의 아저씨들도 70대로 보이는데
아침마다 눈 뜬다고 집사람들한테 구박 받아 하릴없이 소요산까지 와서
술 마시고 놀고 수다 떨고 객소리하면서 사는건 아닐까?
남자들 인생이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