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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었지

구곡폭포...(몰래 먹은 떡이 더 맛있다)

 

90년도에 제주도를 다녀 오고 그 이후 여행의 기회가 종종 있었다.

큰애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임원 엄마들 모임이 만들어 지고

학교를 통해서나 엄마들 모임에서나 일일여행을 주선했었지만

남편 사업장에 출근해야 하는 나로서는 하루씩이나 시간을 낼 수 없고,

남편은 열심히 일하는데 마누라가 한가하게 놀러 다니는 일은

남편의 상식으로는 절대 용납될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아니까 스스로 포기했었다.

 

임원 엄마들 모임(연서회)에서 항상 나만 빠지게 되자

회비는 내면서 혜택을 못 받으니 엄마들이 꾀를 내었다.

남편 모르게 가까운 곳으로 다녀 오자는 제의였다.

 

오전에 남편이 출근하고 난 후 갔다가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집에 도착하도록 기차표를 구입해서

함께 가자고 하는데 그것까지 마다 할수 없어 모험을 하기로 했다.

 

93년 가을

그때는 애들도 다 컸고 사업장에 출근도 안할때라

남편 출근 시키고 애들 학교 보내 놓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청량리에서 10시 좀 지나서 경춘선을 타고 강촌으로

강촌에서 구곡폭포로 가서 점심 먹고 폭포까지 올라 갔다가

사진 몇장 찍고 다시 강촌으로 와 기차 타고 서울로....

그렇게 해서 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일곱시나 돼야 퇴근하는 남편은 그날따라

다섯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귀가해서 아슬아슬하게

나의 몰래여행은 전혀 눈치 못채고 나는 뒤돌아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결혼초부터 남편이 제일 싫어 하는 것이 마누라의 외출이고

어쩌다의 외출은 미리 허락 받든지 아니면 동행하든지 해야 했다.

 

나만 그렇게 자유가 없었던 건 아니다.

친했던 다른 엄마들 팀의 한 엄마도 평생 여행을 다녀 본 적이 없어

내가 남편 몰래 강촌 다녀 온 것과 똑같이 기회를 만들어 주어 같이 다녀왔다.

 

내 남편이나 그 엄마 남편의 고향이 저 아래라 성향이 비슷하다

 

그렇게 처음으로 한 몰래여행이여서인지

구곡폭포는 내게 늘 새로운 감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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