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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늙기도 서럽거늘.....

갑자기 몰아친 바람과 추위에 마음까지 얼어 붙는 듯 하다.

올 한해 이만큼 건강하도록 지켜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해야 하는데

이번 겨울에도 나이 듦에 대해 실감나지 않는 미련속에 있는건 아닐까?

 

五福 중의 하나라는 치아가 영~ 부실해서

어려서부터 제일 가기 싫은 곳이 치과였고

유치 뽑을때는 온 식구가 어린 나 하나를 감당키 힘들었다는데

 

이번 겨울

또 치아와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더더욱 이 겨울이 더 춥고 스산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

 

마음이 그렇다 보니 집중이 잘 안되서

오늘은 같은 빨래를 세탁기에서 두번 돌렸다.

 

요 패드랑 옷가지 타올 등을 세탁기에 돌려

요랑 타올 몇가지 밖에 널고

또 다른 홑이불이랑 패드를 세탁기에 넣고 돌렸는데

 

한참 지나 생각해 보니

세탁한 빨래는 생각나는데 널은 생각이 안났다.

싱싱 돌아가는 세탁기소리를 들으며

아!!

밑에 놓아 둔 세탁한 빨래 그냥 두고

그 위에 빨래거리 넣고 세제 넣고 돌렸던 거다.

 

두번 빨았으니 깨끗하게는 빨아졌겠다.

 

지난주에

작은애네 갔을때 수제비 해먹자고 하길래

밀가루 반죽해서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 두고

다른 일 하다가 냉장고를 열었더니

거기 못보던 하얀 덩어리가 있길래, 꺼내면서

 

어머! 이거 뭐니?

웬 비지가 여기 있냐?.....하다가

아차차!!!!

내가 넣어 둔 밀가루 반죽이였는데...

 

이런게 늙는거겠지.

뒤돌아 서면 잊어 버리고 지나가면 모르고.....

 

그냥 곱게 늙을수는 없을까?

총명을 잃지 말고 병도 앓지 말고

눈도 밝고 무엇이든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멀리 걸어도 다리 안아프고 흰머리도 안생기고

외로움도 타지 말고 남에게 신세 안지고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죽을수는 없을까?

 

영 불가능한 꿈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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