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적당하고 컨디션도 좋은 날을 잡기가 힘든 가운데
지도에 나와 있는 두곳중 한곳 포우 박물관을 택해서 가기로 하고 일찍 아파트를 나섰다.
시청 가기전 Spring Garden St.7th에 위치한 포우박물관은 월요일 화요일엔 휴관이여서
수요일에 가려고 했지만 수요일 날씨가 험상궂어 목요일을 택해 집을 나선 것이다.
버스에서 내린곳은 14가니 일곱블럭을 남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한 블럭이라고 해봤자 몇걸음 되지 않으니 그리 멀지 않다.
이윽고 왼쪽에 있는 포우박물관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몇명의 학생들이 먼저 와있다.
포우박물관을 먼저 찾은 이유는 입장료가 없는게 첫째이고 다음은 찾기 쉬워서였다.
길눈이 밝기도 하지만 미국의 길들이 워낙 찾기 쉽게 표시되어 있어 편하다.
포우박물관은 포우가 몇년동안 집필을 위해 살았던 집이다.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았기에 더 유명한걸까?
지하층엔 화장실과 창고가 있고 1층에 안내실과 동영상을 보여주는 방
약간 아랫쪽에 응접실이 있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양쪽으로 방이 있다.
3층에는 다락방이 두개 있는데 "Black Cats"를 집필한 배경이 바로 여기란다.
정말 으시시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 사진찍으며 다니니까 안내인이 내게 알은체를 하길래
"나 영어 잘 못해요" 했다.
"어디서 오셨소?"
"한국에서요"
반가워 하며 서랍에서 종이를 꺼내 주는데 보니까 한글로 된 안내서였다. 그러면서
"이층에도 가보시오" 한다.
"애나벨 리"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포우의 아름다운 시이다.
그 시를 친필로 쓴 표구를 보고 있는데 안내인이 또 뭐라고 한다.
"나 이 시 참 좋아해요. 이 노래도 좋아해요" 했더니
잠간 와보라면서 응접실로 안내를 한다.
애나벨 리라는 제목의 노래가 담긴 CD를 보여 주길래
짐 리브스가 부른 애나벨 리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 아저씨 언제적 사람인데 짐 리브스가 부르는 애나벨 리를 모른다고 한다.
이런 이런....
"아저씨..이렇게 이렇게 부르는거요" 하면서 멜로디를 흥얼거려 주었더니
계속 CD를 찾으려고 애를 쓰건만 불행히도 짐 리브스의 노래를 못찾았다.
이 사람 진짜 안내인이 맞는거야?
"됐어요. 어쨌든 고마워요" 하고 나왔다.
나보다도 모르면서 저기는 왜 앉았는거야. 그러고도 돈 받나?
혼자 중얼 중얼 거리며 나왔다.
다른곳을 더 가보고 싶었지만 돌아갈 길도 멀고 배도 고프고 해서 그냥 돌아 왔다.
그때는 몰랐는데 사진을 몽땅 동영상으로 찍어 놔서 파이나 사진자체로는 올릴수가 없다.
일단 동영상으로 올렸다가 다시 저장해서 사진으로 올려 보았다.
포우 박물관 옆 큰길에서 찍었다.
박물관 정면이다.
조명때문인지 사진이 으스스하다. 포우의 초상
포우의 여인들.
포우의 일생
이층으로 가는 계단. 좁고 가파르다.
벽난로옆 벽장에서 검은 고양이가 나올것 같다.
애나벨 리 친필 원고.
포우의 편지
박물관 화장실(나는 생리적으로 어딜 가든지 화장실을 먼저 찾는다.
박물관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어찌나 반갑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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