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6개월간의 미국생활

필라 이야기 (제이알과 홍여사의 친절)

 

아파트 1층에 입주노인들을 위한 컴퓨터교실이 마련되어 있다.

흑인 직원(제이알) 한명이 일주일에 한번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었다.

제이알은 키가 별로 크지는 않지만 배가 좀 나온 40대 남자다.

일도 잘하고 붙임성도 좋고 친절해서 특히 한국노인들이 좋아한다.

 

언니네 이삿짐을 나를때도 대부분 제이알이 수고해 줬고

언니는 그때마다 고맙다며 수고비도 많이 주어 우리와는 더 많이 친한 사이였다.

송화랑 동갑이라 그런지 송화랑도 친구처럼 지내서 바쁠때 식사시간을 놓칠때면

언니한테 전화하거나 나를 보고 김치에 밥좀 달라고 하기도 했다.

 

흑인들은 색갈이 검다고 우리나라 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데

제이알은 김을 좋아해서 밥먹을때마다 따로 챙겨 주기도 했다.

 

컴퓨터실 관리를 맡고 있는 제이알 덕분에 나는 자유롭게 컴퓨터를 쓸수 있었고

디카 사진도 제이알이 CD 로 복사해 주어 한국에 가지고 올수 있었다.

 

그 아파트에 일하러 오는 한국 아줌마가 있었다.

홍여사라고 하는데 한국노인 도우미를 하러 오는 이민아줌마였다.

홍여사는 컴퓨터교실이 있다는 말을 듣고 제이알에게 부탁해서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 했다.

내가 컴퓨터실에 앉아 있으려니 이 홍여사가 내 컴퓨터실력이 좋은줄 알고

내게 컴퓨터를 가르쳐 달라고 해서 내가 아는 정도로만 설명해 주니 아주 좋아했다.

제이알에게 영어로 배우긴 하지만 전문적인 용어때문에 잘 이해를 못하던 차에

그나마 내게 설명을 들으니 쉽게 이해가 간다며 고마워 하는 거다.

 

제이알과 내게 고마움의 표시로 점심을 사고 싶다고 해서 두번 같이 식사를 했다.

그리고 자기집 근처에 볼만한 곳이 있다며 안내를 해줘서 서재필 기념비도 보고 왔다.

 

인천이 고향이라는데 미국에 와서 너무 고생을 해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다며

자기의 고생담을 들려 주기도 했다.

이제는 자신을 위해 살고 싶어 새롭게 영어도 다시 배우고 컴퓨터도 배운다고 한다.

성격이 활발하고 늘 웃는 모습이여서 서울 오기전까지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홍여사의 넉넉한 웃음.

가까이서 찍으니  날씬한? 두 아줌마가 더 뚱뚱보가 됐다.

 

 

한국의 영빈관이 절대로 아니다.

일반 부페식당은 값이 싼편이다. 6불 99전에 팁 1불.

필라에 있는동안 세번쯤 갔다.

 

제이알.

두번의 이혼경력에 애들이 여섯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양육비가 나오니까 흑인여자들은 애를 많이 낳아 놀면서 애들이나 키운다고....

이혼한 전부인의 홈페이지를 보여 주기도 했다.

귀국해서 메일 한번 주고 받고 성탄절에 카드만 보낸다.

언니에게 잘 해 주는게 고마워서.(자기사진이 여기 있는거 알면 표정이 어떨지?)

 

 

 

필라에서의 외출복차림이 늘 이렇다. 영빈관 입구.

 

 

위의 꽃은 광대나물꽃인듯 해서 찍었다.(서재필 기념비 아래)

우리나라에는 시골에나 가야 볼수 있는 광대나물이 필라에는 아무데나 피어 있었다

 

 

 

Rose Tree Park 에 있는 서재필 기념비이다.

서재필이 머물던 집은 관리인이 쓰는지 들어 갈수가 없었다.

넓은 공원에 기념비만 서 있어 쓸쓸해 보였다.

 

아파트 근처에 있는 서재필 봉사센터

한인들을 위한 병원과 봉사원들이 상주한다.

주로 영어를 잘 못하는 한인들이 이용한다.

한인봉사센터가 한군데 더 있다. 필라에서 서재필의 활약이 대단했던것 같다.

 

 

 

  

'6개월간의 미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라 이야기 (포우의 집)  (0) 2008.02.26
필라 이야기 (산책하다가)  (0) 2008.02.25
필라 이야기 (첫번째 시내 구경)  (0) 2008.02.21
필라 이야기 (이사하기)  (0) 2008.02.20
필라 이야기  (0) 2008.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