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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순간적인 사고

섣부른 자신감은 금물이다
허나 사람인지라 어찌 앞으로의 일을 가늠하랴

바로 어제 오후
세라젬치료 받으면서 이래저래 몸이 좋아지고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니니 평안하다고 블로그를 올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가는길
버스에서 내려 열걸음 걷고 나는 사고를 만났다
갑자기 왼쪽 운동화 앞부리가 뭔가에 걸린듯
내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순간 뭔가가
내 머리를 뒤에서 미는듯 내 얼굴이 땅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내 앞니가 부러지겠구나 라는 생각에 팔로 내 얼굴을 받치려했지만
내 팔은 움직이지 않고 내 웃입술로 지구를 들이 받았다

내 비명에 앞서가던 사람들이 나를 부축여줬고
나는 부끄러움과 걱정에 아무렇지 않은척 집으로 돌아왔다

마스크를 벗고 내 입술을 보니 웃입술 가운데가
입술 하나가 더 붙은듯 붓고 피가 뭉쳐있다
마스크 덕분에 피는 터지지 않고 뭉쳐 있는 상태
양쪽 무릎은 겉에만 약간의 상처
오른손목과 손바닥은 멍들고 아프고,
왼쪽 어깨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듯 하다.

아~, 다행이다
이 거대한 지구의 땅을 웃입술로 지켜내다니,
물론 앞니 하나가 혀를 댈수 없을 정도로 아프지만
부러지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앞으로 고꾸라졌어도 무릎뼈 안다쳤고
얼굴도 상한곳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뒤로 넘어지거나 주저 앉거나 했으면
가뜩이나 약한 허리뼈가 어찌 됐을지,
고관절뼈 다치면 병원신세 져야 했을텐데~

그래도 몸이 놀라고 나도 놀라서 한동안은 아무것도 못하고 누웠었고
아픈곳 참느라 잠도 설쳤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랑 크게 다른건 없고
앞니 통증은 계속 있지만 참을만 하다
라인댄스는 쉬기로 하고 오늘, 내일 좀 쉬기로 했다

길 다니는것도 좀 두려운 생각이 든다
다리 힘을 더 키워야 하나
아니, 조심해서 다니는것 밖에 없을거 같다
아니,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 나는건 어쩔수 없다.

그냥 감사하자.
순간적인 사고였어도 이만하기 다행이니
그 사고 가운데 나를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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