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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코로나 유감

블로그에 소식 올린지 두 달이 넘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따로였어서 컴앞에 앉을 수가 없었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예전 같으면 꽃구경에 여기저기 신나게 다녔을텐데....

 

4월 21일 금요일에

호주에서 치과치료로 나온 헌이엄마를 만나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긴 수다로 시간을 보냈다.

헌이아빠의 팔순을 기념해서 LA, 를 거쳐 캐나다 여행까지 계획하고

작년에 못다한 치과치료를 하려고 와 있던 터

작년 겨울초입에 만났으니 5개월만에 만나서 그간의 얘기를 나누느라 함께 했었다.

 

그리고 주일부터 내 몸이 너무 피곤해서 온 몸이 안아픈 곳이 없을 정도

평소에도 아픈 무릎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엘 가야할까? 고민할 정도였다.

월요일, 여전히 아픈 몸을 이끌고 다니던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더니 좀 나은듯.....

집에 와서 이전에 다니던 교회 권사와 통화하는데 코로나에 걸렸다는 얘기다.

감기인 줄 알고 계속 감기약만 먹었다가 확진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혹시?.....나도?

자가진단테스트를 해보니 선명하게 두 줄이 뜬다

이럴리가?..... 다시 한번 해 봐도 여전히 두 줄....

얼른 근처 병원에 가서 진단하니 코로나 확정.....이런이런....

4월 24일 병원에서 팍스로비드 처방 받아 꼼짝없이 일주일 격리,

헌이엄마에게 전화해서 알려주니 헌이엄마도 확진,

호주에서 백신주사를 5차까지 맞았는데 왜그러죠? 한다.

낸들 아나

 

내가 어디서 옮겨줬나?

전날 우리집에 왔다 간 교회동생도 멀쩡하고,

주일에 같이 밥먹은 권사들도 괜찮고,

헌이엄마가 치과치료 다니면서 옮긴 걸 수도 있는데....

치료 받으면서 자기는 진통제, 항생제를 계속 먹었어도 머리가 아팠다고 나중에야 얘기한다.

 

코로나로 아픈 모든증상을 일주일 내내 온몸으로 받고 잘 견디며 격리가 해제되었고

외출도 하고 밀린 일도 하며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코로나는 분명 지나갔는데 나는 도저히 기운이 안나고 매일 빌빌 거렸다.

외출을 마음대로 할 수 없을만큼 기운이 없고 조금씩 걷는 일도 힘이 들었다.

가까운 병원에서 영양주사도 맞고 반짝 괜찮으려니 했으나

라인댄스 조금 뛰고 나서는 몸이 도로 쳐지며 예전처럼 회복이 안되었다.

머리는 늘 누군가 조이는 듯 했다가 어지러웠다가 숨도 찼다가......

후유증이 무섭다더니 나도 그런가보다 했다.

 

두번째 영양주사를 맞고 이틀후부터는 머리가 본격적으로 조이기 시작했다.

귀도 먹먹하고 눈도 침침하고 머리는 몽롱하고 기운은 없고....

다닌지 십년이 넘는 병원에 가니 혈압을 재보자고 해서 혈압을 쟀는데 156

혈압때문에 머리가 아플수도 있다며 혈압약을 바꿔 보자고 한다

혈압약을 바꿔 먹으니 조금 덜 아픈것도 같고.....

그것도 며칠 지나니 도로 아프고 더 기운이 떨어진다.

 

교구 친교의날 행사에 참석해서 겨우 점심만 먹고 집으로 왔다.

뒤늦게 내 상태를 안 작은 사위가 걱정 반, 질책 반...이다

"아프면 전화를 하셔야죠......"

옆에 있던 다른 권사가 한마디 거든다.

"그건 아니지~ 전화를 자주 드려야 아픈걸 아는거지~~"

다 맞는 소리다.

작은애도 내 상태를 보더니 걱정스런 얼굴.....

집에 와서 누우니 여기가 어딘가 싶다.

뒷머리는 조이고 몸은 늘어지고 분명 열은 없는데

나는 어디 열탕속에 있는듯 하고~~~

견디다 견디다 정권사님께 문자를 보냈고 저녁에 장로님이 전화를 주셨다.

월요일 첫진료시간에 시간을 마련해 놓을테니 오라고.....

큰 애 때도 신세를 졌는데 막무가내 환자를 받아 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월요일,

작은애가 내 보호자가 되어 함께 진료를 받아

기본검사를 먼저 하고 다음날 오전 일찍 MRI 를 찍기로 했다.

조금만 힘이 들어도 어지럽고 귀가 먹먹하고 기운이 없어서

금방 쓰러질 듯 했지만 정신줄 붙들어 매면서 다녔다.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 병원에 도착, 작은애도 함께 기다려줘서

MRI 찍고 다음 주 결과를 보기로 했다.

 

조카 요양병원에 있을때는 내가 보호자가 되어 병원일을 보았는데

막상 내가 아프니 내게도 보호자가 필요했다.

아~~ 정말 나도 늙었구나......

 

MRI 결과는 동맥경화 소견이 있을 뿐, 별 이상이 없다는~~

내 머리는 도대체 왜 조이고 아픈걸까?

아스피린을 처방 받고 진통제 등등 약봉지가 세무더기다.

게다가 검사중에 내 오른쪽 코에 축농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건 또 뭐지?

예전에 코감기에 자주 걸리긴 했지만 크게 불편한 걸 몰랐었는데....

 

검사 받고 병원 다니는 동안 혈압약을 안 먹고 지냈었다.

어라?... 머리가 덜 아프네?

장로님은 혈압약 안 먹어도 된다고 하시긴 했는데.....

2주동안 혈압약을 안먹어도 혈압수치는 정상이고

가끔 혈압이 널뛰기를 하긴 해도 큰 문제가 없을것 같아서 혈압약을 안먹었다가

머리가 좀 아프길래 반알을 잘라 먹으니 머리가 덜 아픈것 같다.

 

머리 아프면 무조건 진통제랑 먹으라고 처방을 주셨는데

약 먹는일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닌데다 약 먹으면 부작용도 있는 터

그래도 통증이 심하면 약을 먹어 진정시키며 지나고 있다.

나이 들수록 먹어야 할 약만 늘어난다.

아스피린, 혈압약, 진통제, 비타민, 등등

홍삼도 빠질 수 없다. 몸에 좋다면 먹어야 하니까...

 

그러다 보니 계절은 봄에서 여름이 되었고 장마가 시작되었다.

아직 나는 코로나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닌가 보다.

아직도 가끔 머리가 조이고, 귀가 먹먹하고, 기운이 없고. 식욕도 없다.

헌데 식욕 없다고 안 먹으면 더 힘들까봐 어떻게든 먹다 보니 살은 안빠지고

오히려 뱃살이 늘어나 아침이면 해독쥬스로 대신하고 있다.

머리 안아프고 그나마 기운 있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앞으로 언제쯤 내 몸이 개운해 질 지도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전보다 아주 좋아진거다.

집중을 못해 컴 앞에 앉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글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매일 염려했다, 안심했다를 반복하면서 하루하루 지낸다.

그래도 감사할 일이 많다.

그래서 감사하다.

 

(내게 코로나를 옮겨준? 헌이엄마는 여행 잘 마치고 호주로 잘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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