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다 보니 99년도에는 틈만 나면 여행을 했다.
환경이 바뀌고 마음이 정리되지 못한 때여서 집에 있는것 보다 나가는게 더 편했을 터.
기회는 아무때나 있는게 아니니 되도록 기회있을때 그동안 못간 여행이나 다니자....
어쩌면 자포자기하는 마음이였을 수도 있다.
99년 10월에는 미국 큰언니의 아들이 한국에서 결혼을 해서
언니랑 민자내외, 송화가 잠간 서울에 왔었고 오자마자 설악산으로 여행을 했었다.
결혼하는 조카가 회사콘도를 내줘서 언니네 식구들이랑 편하게 다녀온 여행이였다.
그리고 11월 5일과 6일에 밀양을 가게 되었다.
일하는 윤이엄마랑 몇몇은 밤차를 타고 오기로 하고
세명이 먼저 밀양에 도착해서 여관을 잡아 놓고 저녁식사를 하려 택시를 잡았는데
저녁 먹을만한 곳을 소개하라 했더니 서울에도 있는 쌈밥집에 내려 놓아 황당했지만
어쨌든 한적한 밀양 한쪽에서 오리고기에 쌈밥 잘~ 먹고 돌아왔다.
한밤중 아니 거의 새벽에 도착한 나머지 일행과 함께
택시로 표충사로 가서 거기서부터 산행이 시작되었다.
밀양 사자평 억새...를 노래하던 우리가 정말 억새를 보러 떠난거였다.
지금은 영남의 알프스니...어쩌니 떠들어 대서 등산객이 더 많겠지만
그 당시에는 산행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재약산 사자봉을 정복하고 황홀한 사자평 억새를 보고 천황산을 거쳐
얼음골로 내려온 힘든 산행.
특히 얼음골로 내려오는 골짜기에는 큰 바위를 일부러 각 지어 쪼개놓은듯
바위끝이 뾰족하고 험해서 나랑 몇몇은 앞으로도 못내려오고
뒤로 벌벌 기어 내려올 정도였다.
같이 내려오던 혜리엄마는 이제부터 산행10Km 이상 된다고 하면
절대로 따라오지 않겠다고 몇번을 다짐했다.
대청봉 올라갈때 나랑 올라 가느라 힘들었던 바로 그 혜리엄마,
맨 마지막으로 설설 기며 내려오는 우리 둘
"야, 다음부터 우리 이런 산행 절대 오지 말자" 몇번이나 다짐했다.
그냥 재약산, 천황산, 얼음골...이렇게 간단히 말하지만
요즘에도 이런 코스로는 힘들어서 아마 산행하기 힘들게다.
다시 밀양역으로 나와서 순대국 한그릇 먹고 서울로 올라 왔고
별스런 입맛의 나는 그 순대국 못먹고 설렁탕 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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