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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었지

남해

 

1999년.....

 

내게 있어 1999년은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던...

그런 해였다.

 

그래도 어쨌든 여행은 다녔었다.

 

1월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을 시작으로 남해여행을 다녀왔었다.

18일 밤 11시 35분 기차로 서울역을 출발 밤새 달려서

19일 새벽 5시 20분에 부산역 도착...

그때만해도 젊었을때라 밤새도록 기차타고 여행 다닐수 있었으니

지금 같으면 정말 꿈도 못 꿀 이야기이다.

 

일행들은 자갈치시장으로 아침식사를 하러 가고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송도에 살고 있는 셋째 올케를 보러 갔다.

혼자 된 올케얼굴이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에 올케 귀찮게 하는지 생각도 안하고

새벽에 달려가 아침밥 먹고 잠깐 얘기만 나누고 다시 연안부두로 왔다.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8시 30분 출발 거제도 장승포에 도착.

페리호라 편안한 좌석이였슴에도 나는 멀미에 시달려야했다.

 

장승포에서 기다리고 있던 봉고(렌트한 것)를 타고 거제도 외곽도로를 달려

도장포에 도착했을때 나뿐 아니라 우리 일행 거의 다 멀미를 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휴식도 없이 도장포에서 다시 배를 타고 외도로...

 

한겨울임에도 얼마나 예쁘던지...

도장포에서 배를 탈때도 비가 내렸었는데 외도를 돌때는 날씨가 화창해서

하늘색이나 바다빛이나 모두 찬란했다.

 

비록 겨울이라 꽃들은 못봤지만 섬 전체가 너무 예뻐서 천국에 온듯했다.

지금은 더 예쁜 섬이 되었다고.....

 

그렇게 두시간의 외도여행을 뒤로하고 다시 도장포로 나와

기다리던 봉고를 타고 점심 먹고 김영삼 생가를 거쳐

거제포로수용소 흔적을 둘러 본 후 남해로 향하였다.

거제도의 가로수들은 거의 동백나무였는데 막 피기 시작한 동백꽃들이

참 예뻐 보였지만 차를 세우고 사진찍겠다고 할수가 없었다.

빡빡한 일정때문에....

 

해가 일찍 지는 겨울 봉고차는 남해 보리암 2주차장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보리암에서 자는건지 그 옆 산장에서 자는건지

우리 리더 윤이엄마만 아는 일이고 우리는 그저 따라 다닐뿐이다.

 

헌데 주차장에 내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아무런 불빛이 없었다.

일행중 누구도 랜턴이나 후래쉬를 준비하지 못해 우리 일행은

별빛에 의지해서 바람소리 들어가며 어둠속에서 서로 손을 잡고 산을 올라가야했다.

이때 보았던 쏟아질 듯한 별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중간에 있는 매점앞에서 산장으로 전화하자 한참후에야 안내자가 도착했다.

이때 핸드폰의 위력을 알고 우리 모두는 놀랬었다...

안내자가 와서 우리를 불빛 비춰주며 안내하여 또 30분을 올라가서

드디어 산장에 도착.

 

허기진 배로 저녁을 먹는데 그 맛은 정말 꿀맛...

비록 6,000원의 고가이긴 했지만....

 

추워도 씻긴 해야겠는데 산 꼭대기에 수도시설이 있을리 없고

바위웅덩이에서 물을 길어 씻어야 한다고....

그 물도 몸을 엎드려서 퍼야 할 만큼 물이 없을 정도..

한밤중 어찌어찌 씻었다.

다음날 아침에 들여다 보니 어머나? 할 정도로 깨끗지 못한 물에 경악...

하지만 아침 세수도 그 물로 할수밖에....

 

산장의 따뜻한 방에서 우리는 숙면을 취하며 피곤을 씻을수 있었다.

 

우리가 남해 보리암에 간 목적은 일출때문이였다.

다음날 일출은 아침7시 20분쯤

새벽같이 일어나 봉화대에 올라가서 일출을 맞이할 준비.

과연 그 시간에 해가 저 멀리 솟아 오른다.

동해같지 않아 남해에서 보는 일출은 해가 어찌나 작은지 좀 허탈했다.

 

일출을 보고 내려오면서 보리암구경하고(그 꼭대기에 절을 짓다니...)

상주해수욕장쪽으로 내려오는데 안내자 설명을 들으며 내려오니 지루하지 않다.

기다리던 어제의 봉고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물건리 방조림, 죽방멸치그물, 충렬사 등등

지금은 창선대교가 생겨서 관광하기가 더 쉽다고 하던가?

 

불편한 봉고차로 하루종일 다니자니 힘은 들지만

멸치쇼핑도 하고 말린생선도 사고 할거 다 하고 다닌 여행.

우리는 순천으로 넘어와 선암사여행때 먹었던 식당에서

또 거한 한정식 배불리 먹고 순천역시장에서 쇼핑으로 마무리를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 식당 지난번 순천에 갔을때 보니 아직도 있었다.

 

피곤했지만 재미있는 여행이였다.

 

 

외도 들어가는 배에서

 

 

 

 

외도에서

 

 

 

김영삼 생가

 

 

 

보리암정상(해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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