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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일상을 보내면서(산상기도회 봉사)

 

 

5일 저녁집회부터 7일 저녁까지

53회 2차 산상기도회가 영락기도원에서 열렸다.

 

매년 참석하긴 했지만 그저 하루 한 집회에만 참석하고 오든지

오후에 올라 갔다가 설거지 봉사만 하고 또 금방 내려오든지 했었다.

 

올해는 1여전도회에서 안내접수를 맡아 봉사하는데

임원은 아니지만 임원과 친해서? 어찌하다 보니

안내부스 자리에 앉아 봉사하게 되었다.

 

월요일 집회가 7시부터지만 저녁식사 시간이 5시부터이고

임원들은 더 일찍 와야 한다....는 은근한 압박을 무시하고

몇몇이 택시로 기도원을 향했다.

기도원이 시내에 있기는 한데 은평구에서 가자면

정 반대 동쪽 산속에 있어 교통이 그리 편하지는 않다.

 

전철로 기도원 버스로 그렇게 가면 2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버스로 중간까지 가서 택시를 이용하면 한시간밖에 안걸린다.

첫날은 집회에 참석하고 같은 방향 권사의 차에 동승해서 편하게 왔다.

 

둘쨋날 오전 9시 30분까지 기도원에 도착해야해서 일찍 서둘렀고

도착한 후에는 하루 종일 안내 부스 의자에 앉아 있게 되었는데

고생한다며 여기저기서 갖다주는 간식 받아 먹고

때 되면 꼬박 꼬박 식사하고 쏟아지는 폭우때문에 춥기도 하고

슬슬 소화도 안되고 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저녁집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마침 저녁 설거지 담당이 우리교구라 같이 온 백권사가 설거지하고

같이 가려고 설거지 끝나기만을 기다리니 식판 천이백개를 씻는 일이

8시가 지나서야 끝이 나 어쩔 수 없이 집회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각 교구 전도사님들이 식사 설거지봉사를 제비 뽑는데

 올해도 꽝을 못뽑았다며 전도사님이 너무 미안해했다)

 

카풀해서 편안하게 집에 왔는데 집에 오니 내 몸이 정상이 아니다.

멀미도 나고 속이 울렁거려 토할것도 같고 어지러워서 머리를 들수도 없고....

다시 또 지난 병이 생기는 건 아닐까 싶어 무조건 누워 버렸다.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니 몸은 많이 좋아진 듯.

11시에 만나 같이 기도원에 올라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냉동실에 있던 약식을 쪄서 동그랗게 만들어 팩에 담고

여유롭게 마지막 날 집회에 올라갔다.

 

마지막날 영락 기도원의 점심메뉴는 냉면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냉면....

나는 한번도 먹은 일이 없다.

왜냐하면 셋째날에 참석해 본 일이 없어서다

 

속이 계속 안좋은것 같아서 점심을 안 먹을까 하다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냉면을 안 먹을 수 없지 않나?

맛있었다.

그 많은 냉면발 삶아 내느라 조리부 봉사자들 땀깨나 흘렸겠다.

 

이제 마지막 날이니 특강이라도 들어야 한다.

저녁집회까지 있게 될지 알수 없으니 특강이라도 빠지면 안되겠기에

봉사 3일중 처음으로 시원한 본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려니

고린도전서 특강이 어쩜 그리도 달콤한 자장가로 들리던지.....

 

두시간 꾸벅꾸벅 졸다가 특강 끝나고 밖으로 나왔는데

내 몸은 자꾸 집으로 가자고 조르고 일행도 선뜻 집에 가자고 해서

저녁식사고 뭐고 기도원을 뒤로 하고 집으로 와서

샤워만 하고 6시가 넘은 시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푹~ 잤다.

 

내 몸은 정말 환경적응장애를 갖고 있는것 같다.

말씀을 통해 은혜를 받기 위해 일년에 한번씩 천국잔치를 여는데

나는 말씀이 아니라 봉사하는 흉내만 내다가 잔치에서 빠져 나온거다.

 

그래도 마음은 기쁘다.

천국잔치 여는 중 안내하느라 힘들었어도

힘든 봉사자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봉사뿐이지만 3일동안 기도원에 올랐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해진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왔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공연(8월 26일)을 앞두고 중창연습이 시작되고

더위도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으니 몸조심 건강조심해야 한다.

 

내 생활이 휴식의 연속이긴 하지만

전보다 더 단순하고 더 편안하고 더 평안한 날을 보내므로

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야겠다.

 

 

 

 

 

 

 

3년전 교구 친교의 날 기도원에 올라가면서 찍었던

영락 기도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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