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가은이가 태어나면서 내 생활은 이전과 달라졌다.
세번째 수술로 출산하고 5박 6일은 병원에서, 그후 2주간은 조리원에서
산모와 아가는 휴식을 취하며 쉬고 있는 중이다.
집에 남아 있는 호연이랑 성연이는 날마다 열심히 어린이집에 출근한다.
일곱살짜리 호연이가 오히려 분리불안을 앓아서 동생보다 더 쉽게 눈물을 보이긴 하지만
성연이 낳을때에 비하면 그것도 아주 양호한 편이다.
성연이 낳고 지 엄마가 집을 비웠을때는 밤새도록 호연이를 업어 재웠어야 했으니까....
아빠를 또 너무 좋아하는 두 아들들은 매일 바빠서 늦는 아빠를 기다리느라
밤마다 졸리운 눈을 부비며 안자려고 애쓰다가 억지잠이 들고는 한다.
조리원에 있는 산모에게는 이제는 정말 마지막일테니 잘 먹고 잘 쉬라고 인심쓰듯 이야기 하고
매일 늦는 사위에게도 오히려 건강 걱정하고 제때 밥을 못먹어 어쩌니...하며
친절한 장모의 립 서비스도 마구 난발하며 지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2주가 지났다.
아니 이제 2주밖에 안 지났나?
아침 8시 45분에 어린이집에 간 애들은 오후 4시에 집에 온다.
내 자유시간이 그 시간이라는 이야기다.
일주일 중에 4일을 교회에 오전에 나가야 하고
때로 볼일이 있어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도 오후 4시에는 와야 한다.
애들 보내고 나서 정말 후다닥 청소라도 하고 정해진 시간에 나가려면
나는 계속 내 정신이 아닌 상태로 다닐때가 많다.
그래도 주말에는 사위가 휴가를 보내줘서 이틀이나 내집에서 잘 수 있었는데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잠을 자려니 오히려 더 정신이 없는것 같다.
2주가 지나니 이제는 조금 나아진 듯도 한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것이 문제다.
지난주 주일 저녁예배부터 어제 수요예배까지 선교대회가 열렸고
어제와 내일까지 바자회가 열리고 있는데 난 바쁜 사람이라는 핑계로
저녁예배에도 못가고 바자회에도 대충 눈인사만 하고 빠져 나왔다.
다음주 화요일에 조리원에서 산모와 아기가 오면 산후도우미가 온다니 한숨 돌릴수 있겠지만
그렇게 열흘 정도 지나면 큰애가 또 해산을 할테니 긴장을 풀수는 없다.
그나마 큰 사위는 일찍 퇴근한다며 나보고는 출퇴근만 하면 된다고 하긴 한다만......
헌데 애들이 4시에 와서 저녁준비 마치고 6시쯤만 되면 난 왜이리 졸리운지.......
나이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나 보다.
매일 매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한가하게 음악을 들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라르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다지오처럼만이라도 내 정신 붙들고 살아야겠다.
(오늘 낮에 잠간 가은이를 보고 왔는데 그냥 무조건 이쁘다.
몸은 힘들어도 11월에 태어날 손주녀석에 대한 기대에 마음이 설렌다
내 욕심이 너무 심한가? 아무튼 무조건 감사할 뿐이다)
이 곡이 베토벤의 심포니 4번 중에 나오는 아다지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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