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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었지

동백 아~ 동백꽃(2)

 

사순절 기간에 고난주간을 앞두고 여행에 나서는 게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은 한참 전에 해둔거지만 그때는 고난주간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승락해 버린터.

가려고 보니 사순절 기간이였다.

 

아직 사순절기간이니까

아직 고난주간이 아니니까....라고 혼자 위로하고 달래면서 나선 여행.

 

2003년부터 내 여행기록은 별로 없다

미국에 다녀온것 말고는 친구들과 어울려 하루여행도 다니지 않았다.

그전까지는 곳곳을 다니며 즐겼는데 말이다.

 

큰애 중학교때 어머니회 임원모임이 지금까지 계속되서 여행친구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열명이 돌아가며 집에서 점심먹고 수다떨고 그러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명 두명 나가고 지금은 다섯명만 서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벌써 20년이 넘는 세월이다.

 

우리 다섯중 요리사로 있는 윤이엄마가 가장 활동적이여서 그 바쁜중에도

여행계획 세우고 인원 모으고 연락하고 회계처리까지 모두 맡아 하니까

나머지는 그저 편하게 다녀 오기만 하면 되는 모임이다.

 

발넓은 윤이엄마가 인맥동원해서 한창 다닐때 열명 이상씩 몰려 다니곤 했다.

하루여행에서부터 1박2일 코스, 2박3일 코스..등등...

이 사정 저 사정으로 나는 1박2일 코스도 어쩌다 한번 갈수 있었지만

몇년동안은 열심히 따라 다니면서 세상구경 많이 했었다.

 

애들 결혼도 있었고 몸도 시원치 않다 보니 무리해서 하루여행하는 일이

피곤하게 느껴져 몇년동안을 다니지 않다가 지난번 눈꽃열차를 시작으로

이번 지심도 여행도 하게 되었다.

 

하루여행은 좀 피곤하다.

 

오전 6시 50분까지 서울역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는 새벽 5시 못돼서 일어나 준비해야 하는데

예전엔 새벽예배 마치고 점심 도시락까지 싸가지고 나갔었는데

이젠 새벽예배는 커녕 5시에 일어나는 것 조차도 힘들어 한다.

새벽예배에는 빠지면서 여행간다고 새벽부터 설쳐대니 자꾸 송구스런 마음이다.

(그래도 그 새벽에 모든 아줌마들은 곱게 화장까지 하고 나온다)

 

7시에 서울역을 출발한 버스는 20분후에 잠실역에 도착해서 남은 일행을 태우고 40분에 출발

출발하면 가이드가 이러저러 설명을 해주고 아침식사.

비닐을 씌운 접시에 찰밥, 김치, 나물, 계란졸임을 놓아 앞에서 뒷줄로 전달전달한다.

물 한병은 필수, 대신 리필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이번 가이드는 40대 아저씨다.

설명중에 테마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며 양해를 구한다.

우리가 내는 회비가지고는 여행경비가 어려우니까 모회사에서 협찬을 받는다고

중간에 그 모회사에 들러 공부? 조금 하고 간다고......

테마여행이라는게 이런거구나....

다른 일행은 많이 다녀봐서 미리 다 알고 있었던듯....나혼자 새삼스러워한다.

 

그래서 도착한곳이 금산의 어느 인삼공장 홍보실.

흑삼에 대해 30분 공부하고 구매권유.....

거의 모든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들은 보약에 약하다.

그래선지 우리 일행도 거의 한보따리씩 샀다.(나도 보약에 약하다)

 

다량구매에 기분 좋아진 가이드아저씨의 더 나긋해진 멘트를 들으며

이제 진짜로 거제도를 향하여 버스가 달린다.

시간은 12시가 조금 넘었는데 점심을 또 준다. 찰밥에 오징어볶음, 어묵볶음, 김치, 김.

가만 앉아서 먹기만 하는데도 찰밥이라 그런지 아니면 버스에 흔들려서인지 소화는 잘된다.

 

대통 고속도로(대전-통영) 덕분에 거제도까지의 여행이 상당히 쉬워졌다.

2시쯤에 거제도 장숭포항에 도착.

몇년전에 부산에서 배타고 장승포에 왔을때만 해도 옛날 얘기인가

외도행 유람선 타는곳 옆에 지심도행 배타는곳이 따로 있는데 생전 처음 와보는듯했다.

예전에는 장승포에 도착했을때 참 한가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새건물들도 많이 들어서고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가 되었다.

 

지심도까지는 뱃길 15분 정도.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아직 비는 안내리고 안개만 자욱해서 섬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드디어 지심도 도착.

현지 가이드가 우리를 맞는다. 머리를 길게 묶은 깡마른 노총각이다.

 

입구에서부터 동백나무 또 동백나무다.

날렵한 현지 가이드를 따라 다니려니 사진 찍을 시간이 없고 설명 듣기도 불편하다.

일행을 따라 갔다가 뒤쳐졌다가 되도록이면 설명을 들으려고 노력한다.

 

조그만 섬이지만 그래도 1시간 30분여를 걸으려니 바쁜 마음이 들었는데

비가 내리면서 시간을 잠시 정지시켜 준다.

일주도로를 다 돌고 다시 선착장에 오니 빗줄기가 오락가락한다.

 

다시 배를 타고 장승포항에 도착. 앞에 있는 횟집에서 저녁이 준비되었다.

회비만 내고 먹는 저녁메뉴는 된장찌게백반.

만원을 추가로 내면 생선회에다 매운탕을 준다고 한다. 옵션도 가지가지다.

배부를만큼은 아니지만 싱싱한 광어 농어 도다리를 회로 먹고 매운탕을 맛보니 맛이 참 좋다.

반찬으로 나온 단풍나물은 워낙 귀한거라 리필도 안되고 넷씩 앉는 우리상에서는

만만한 시금치나물(이것도 어찌나 맛있든지)만 두그릇을 먹었다.

 

장승포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후 6시

고속도로는 막히지 않았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조심운전하시느라

서울역에 내린 시간이 밤 11시 40분(기사분 운전솜씨가 아주 부드러웠다)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온 영진아빠 덕분에 무거운 보약 한짐씩 진 아줌마들이

집까지 아주 편하게 올수 있었다.

거제도에서도 더 먼 지심도를 하룻길에 다녀 오다니

아무튼 구경 한번 잘~했다.

 

5월엔 철쭉꽃을 보러 간다고 하는데 가실분 없으세요?

 

동백꽃의 꽃말

백색동백꽃---당신은 나의 사랑을 경멸하는 것입니까?

빨간동백꽃---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구 거제대교

 

장승포에서 지심도까지 가는 배

 

장승포를 뒤로 하고

 

지심도 입구

 

 

 

노각나무(껍질이 벗겨지면서 새로 또 난다고 한다)

 

 

옛날 일본군들이 썼던 관사...지심도에는 일제때 100명 정도 일본군이 주둔했었다고.

 

지심도에 있는 유일한 백색동백

 

일제때 잔재물들이 소개되어 있다.(카바이트를 보관했던 곳이라고 한다)

 

 

                                             지심도에서 가장 큰 소나무...더 큰 소나무는 매미태풍때 소실되었다고

 

 

해식절벽에서 바라본 지심도 끝자락...맑은 날엔 대마도와 부산항이 보인다는데...

 

 

수심바위라던가? 수심을 잴수 있게 되어 있다고 한다...그것도 일제때 만든것

 

일장기를 걸어 놓았던 바위...그래서 가이드 아저씨가 한번씩 때려 주라고 했다.

 

 

여기에서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를 찍었다고 한다.

예전에 보아서 어느 장면인지 잘 생각이 안난다.

 

 

방향을 지시하느라 돌을 심어 놓은 곳...일본군들이 요지를 잘 알았던 것 같다.

 

 

헬리콥터장...저쪽에 야자나무는 개인이 심었었는데 소득없어 내버려 두었다나?

 

 

사진이 흔들렸지만 참고하기 위해 올린다.

육박나무...이순신 장군이 즐겨 드셨다는데

껍질을 차로 만들었을가? 아무튼 귀한 나무라고....

 

 

군사 전략지로 섬 전체를 완전히 이용했던 일본군들이다.

 

 

현지 가이드 노총각과 그 애견

 

섬에 있던 유일한 학교...지금은 폐교상태.

섬 주민은 20여명 된다고 하는데 모두 민박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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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배경음악은 카라벨리 악단의 연주

J`aime(그대를 사랑해)

 

 
 

 

 

 

 

그대를 사랑해.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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