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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이야기

성탄전야

 

그냥 나가 보았다.

 

철 모를 학생때에는 성탄절이 올나이트하는 날인줄 알고

친구들끼리 떼를 지어 밤을 새워 본적도 있다.

 

조금 더 커서 대학생때에는 데이트를 해야하는 날인줄 알고

그 추운 남산까지 걸어 올라 본적도 있다.

 

결혼한 후에는 케이크를 꼭 먹어야하는 날인줄 알고

밤늦게 퇴근하는 남편의 손에 들린 케이크를 기다리기도 했다.

 

동네교회에 다니면서는 늘 성탄전야행사때문에

그 한달도 더 전부터 바쁘게 행사준비를 했었고

행사가 끝나면 새벽송 도느라 정작 성탄예배때엔 졸기 일수였다.

 

교회를 옮긴후에는 매년 조용한 성탄전야를 보낸다.

주님이 육신의 몸으로 이 낮은곳까지 오지 않으면 안되었던 이유를 생각할때마다

성탄절은 크게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가슴 아파해야 하는게 아닌가 해서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돌아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나의 용기없고 행함없는 믿음이 더 안타깝기까지 했다.

 

어제 저녁(2009. 12. 24일)

딱히 할것도 갈곳도 없이 앉아 있기보다 사람들속에 가보고 싶었다.

광화문광장이 조성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 한번도 못가봤고

마침 빛의 축제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거기에 가보고 싶었다.

 

성탄절에 사람들속에 있어본것도 꽤 오랜만이다.

시청역에서 내려 시청앞 광장을 시작으로 광화문까지의 한시간여.....

사람들 참 많았다.

 

 

 

 

 

 

 

 

 

 

 

디카는 Low Light 라면서 사진이 흔들리고

할수없이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그나마 괜찮다.

 

 

 

세종문화회관 외벽에도 영상이 나타났다.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성탄축하공연인데 잘 안보인다. 

 

 

 

 

혼자서 여기까지만 보자.

혼자 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빛의 축제가 내 사진속에서는 컴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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