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의 여행일기

선암사....2015

비파. 2015. 4. 7. 17:40

 

            2015년 4월 4일

    순천행 ktx는 용산에서 오전 7시 5분에 출발하는 차를 예약했다.

어제 4월 3일 성 금요예배에는 짧은 뮤지컬이 상영되었는데

그 상영된 뮤지컬을 보며 나를 돌아보는 참회의 눈물의 시간이였다.

그럼에도 한끼도 금식하지 못한 너무나 인간적인.....

 

집앞 증산역에서 DMC 역으로 DMC역에서 경의선으로 용산역까지

30분정도밖에 안걸림에도 새벽부터 잠을 설치고 우리 세명이 용산역에 도착

3분정도 늦게 출발한 열차가 광명역에서 또 한명을 태워

F4의 일일 여행이 시작되었다.

 

 

2호가 싸온 밥전과 볶음 김치, 구운 계란, 도너츠와 커피로

열차안에서 완벽한 아침밥을 먹고 역방향으로 달리는 열차임에도

수다때문인지 별로 멀미도 안한채 9시 45분에 순천 도착.

 

 

 

 

 

 

 

역앞에서 선암사 가는 1번 버스를 탔다.

시내를 어느정도 지나자 시골길 다운 급커브길들이 나오고

급정거를 막는 블럭때문에 맨 뒷자리에 앉은 우리는 가끔씩 엉덩이를 들썩....

 

 

 

 

 

 

50분쯤 걸려 선암사에 도착.

좋았던 날씨가 예보대로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많아지고

산속이라 그런가 약간 쌀쌀한 느낌이다.

남쪽으로 가니까~~해서 입던 내복도 벗고 왔는데 후회가 밀려온다.

 

17년전 기억보다 선암사는 작은 느낌이다.

왕벚나무는 아직도 겨울중이고 유명한 선암매는 거의 져버리고.....

꽃절인데 꽃들이 생각만큼 많은것 같지 않은 느낌은 왜일까?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갔나?

 

 

 

 

 

 

 

 

 

 

 

 

 

 

 

1시가 되고 이젠 배고플 시간

절입구 식당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더덕구이, 돌솥비빔밥, 파전등...

대체로 맛있다는 결론.

 

 

 

 

 

 

 

자~

다음엔 어디로 갈까?

안내소에서는 순천만생태공원과 순천만정원을 추천했지만

우리는 시간상 낙안읍성으로 가기로.....

마침 그 시간쯤 선암사에서 낙안읍성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하루에 두번 왕복하는 그 버스를 발견하고 좋아한 우리....

 

 

 

 

 

 

 

선암사에서 낙안읍성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시골길이다.

요즘은 시골길도 모두 포장이 잘 되어 있지만

산과 산을 넘고 또 산을 넘는 그 시골버스에는

장에 다녀 오는 어르신 서너명이 고작이고 낙안읍성에서는

우리 넷만 하차했던 한가한 버스였다.

 

헌데 그 길은 그리 쉽게 가는 길은 아니였다.

산을 넘자니 오르고 내리고 구브러지고...

버스로 할수 있는 모든 곡예를 다 체험하게 한 코스였었다.

그런데도 버스기사 아저씨들은 절대 속도를 늦추는 법이 없고.....

평지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랄까?

 

 

 

 

 

 

 

 

그렇게 낙안읍으로 넘어오니 그때부터 갑자기 폭우가 내린다.

저쪽 선암사에서는 멀쩡했던 하늘이 이쪽에 오니 갑자기 다른 세상같았다.

 

비가 좀 멈추기를 기다려 낙안읍성으로 들어갔다.

선암사(2,000원)나 낙안읍성(4,000원) 입장료는 65세 이상은 무료.

입장료에 비해 볼것 없어 속은것 같은 낙안읍성에서 구경도 잘 못하고

우리는 비를 피해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운동화는 비에 젖어 철퍽대고 온몸도 쏟아지는 비에 젖어 축축하고 춥고...

 

 

 

 

 

 

 

 

 

 

입장료 아까워도 이젠 나가자

거의 한시간에 한대씩 순천역으로 가는 버스(4시 30분)를 타고

안내대로 순천고등학교 앞에서 내려야 하는데 한 정류장 패스...

건너서 택시를 타자..며 가는 길에 양말가게 발견.

열차안에서 마른 양말 신고 있어야 한다며 재치 넘치는 2호가 양말 네개를 사는 중.

 

갑자기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자전거가 우리 눈앞에서 미끄러져 4호를 스쳤다.

나도 모르게 꽥 소리를 질렀는데 4호는 무사하고 미끄러진 학생도 괜찮단다...

어휴~~~다행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를 계속~~

 

길 건너 택시타고 우리가 간 곳은 화월당.

오랜 역사를 가진 빵집이다.

몰아치는 비에 택시까지 타고 위험을 무릅쓰고 갔더니

예약이 아니면 빵을 살 수 없다는 실망의 말.....

인터넷예약도 한달이나 밀렸다나?  어쩌나?

보기에 안됐든지 어딘가 보내려 했던 한 박스를 보여준다.

이거라도 삽시다

부드러운 카스테라 안에 팥앙금이 들어 있는데 내 입맛에는 맛있었다.

찹쌀떡은 없어서 못샀다.

 

 

 

 

 

 

오후 7시 42분 열차가 예약되어 있으니 순천역으로 가자.

어차피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갈만한 곳도 없다.

순천만공원에 갔으면 쏟아지는 비 때문에 더 고생했을텐데

시간이 남아도 순천역에서 쉬자고 순천역으로.....

 

하루종일 먹고 또 먹었지만 저녁 안먹으면 서운할까 싶어

역앞 분식집에서 따끈한 국물의 국수로 저녁을 대신하고

역사안 카페에서 남은 수다를 끝낸다.

 

여름 폭우 내리듯이 내리는 비 때문에 우리는 점점 추워하고

마침내 열차를 타고 마른 양말을 신고 몸을 쉴때

내 눈은 자꾸만 감겨지고 온 몸이 나른해진다.

 

그렇게 2시간 30분을 달려 용산역에 도착

집에 들어오니 밤 11시. 서울은 비도 안오고 따뜻하네?

 

다음날 부활주일

우리 넷은 공예배와 성경공부가 끝난 뒤 다시 수다를 이어갔다.

 

후기.....

2호는 아픈 허리가 더 아파서 병원에 가고(아무래도 롤러버스탓?)

3호는 순천버스비 카드로 찍었는데 서울와서 요금이 들쭉날쭉

카드사용 중지하고 티머니로 출퇴근중

건강한 4호는 그나마 양호...

그럼 빌빌대는 1호는?  다행인지 그만그만 살만합니다~~~